삼성전자가 지난 24~2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운영한 펍 '더 폴드 인'.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지난 24~2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운영한 펍 '더 폴드 인'. 사진=삼성전자
영국 런던 소호 한복판에 스마트폰처럼 한쪽이 접힌 바가 들어섰다. 삼성전자가 갤럭시Z폴드·플립8 시리즈를 알리기 위해 지난 24~25일 운영한 팝업 펍 '더 폴드 인(The Fold Inn)'이다. 바에선 갤럭시Z폴드·플립8 시리즈를 상징하는 음료 메뉴와 시그니처 칵테일이 제공됐다. 갤럭시Z플립8을 표현한 공간엔 접이식 당구대도 설치됐다. 방문객들은 펍 곳곳에서 신제품을 직접 체험했다.

삼성전자, 4000명 조사했더니 "더 큰 화면 원해"

3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갤럭시Z폴드·플립8 시리즈 판매 확대를 위한 현지화된 마케팅 전략이 진행되고 있다.

스위스에선 전통 씨름인 '슈빙겐'을 파고들었다. 정상급 선수이자 형제인 아르몬·쿠르딘 오를리크가 출연하는 '복수전' 캠페인을 통해 경기 준비 과정에 폴더블폰을 녹였다. 아르몬은 갤럭시Z폴드8 울트라의 대화면으로 지난 경기를 분석한다. 어깨 부상에서 회복 중인 쿠르딘은 갤럭시Z폴드8를 이용해 훈련 중 휴식을 즐긴다. 스위스 취리히 호숫가에선 미디어·콘텐츠 제작자 등 약 200명을 초청해 해변 클럽을 체험 공간으로 바꾼 '디지털 오아시스 언폴즈' 행사도 열었다.

유럽 전역에선 소비자가 작은 화면에서 겪는 불편을 조사해 폴더블폰의 필요성을 부각했다.

삼성전자 의뢰로 센서스와이드가 이달 영국·프랑스·독일·스페인·이탈리아 스마트폰 이용자 4006명을 조사한 결과 69%는 얇은 스마트폰을 펼쳐 더 큰 화면으로 쓸 수 있는 유연성을 원한다고 답했다. 85%는 스마트폰에서 시작한 작업을 더 큰 화면의 기기로 옮겨 마무리한 경험이 있었다. 복잡한 업무를 할 때 화면 공간이 부족해 답답하다는 응답은 29%, 앱이나 탭을 계속 오가는 일이 불편하다는 응답은 25%로 조사됐다.

폴더블폰의 장점으로는 정보를 나란히 비교할 수 있다는 점(31%)과 기기를 바꾸지 않고 작업을 끝낼 수 있다는 점(30%)이 꼽혔다. 29%는 큰 화면으로 영상·독서·게임을 즐길 수 있어 장점이라고 답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22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 호숫가에서 미디어·콘텐츠 제작자 등 약 200명을 초청해 '디지털 오아시스 언폴즈' 행사를 열고 갤럭시Z폴드·플립8 시리즈를 소개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지난 22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 호숫가에서 미디어·콘텐츠 제작자 등 약 200명을 초청해 '디지털 오아시스 언폴즈' 행사를 열고 갤럭시Z폴드·플립8 시리즈를 소개했다. 사진=삼성전자

'BTS·김선호' 총동원…현지화 전략 '속도'

일본에선 도쿄 전시공간 '도쿄 노드'에서 멀티미디어 예술가 토니 아우슬러의 작품과 신제품을 결합했다. 작품을 촬영하면서 갤럭시 인공지능(AI)으로 설명을 번역·요약하거나 촬영 영상을 짧은 브이로그로 편집하도록 구성했다. 인도네시아에선 갤럭시Z폴드8 울트라의 배터리 공유, 시네마틱 영상 촬영, 마이 팬캠 활용법을 강조했다. 나우 너지, 노트북 인 제미나이 등 AI 기능이 업무와 콘텐츠 제작을 돕는 방식도 소개했는데 모두 현지 사용자들 실제 사용 방식을 겨냥한 것이다.

삼성전자 대만법인은 사전예약 혜택으로 K팝 공연 티켓을 제공하고 배우 김선호와 함께하는 '갤럭시 팬클럽' 전용 행사를 마련했다. 음악·영상·팬 활동을 결합해 젊은층과의 접점을 넓히려는 시도다.

중남미 8개국에선 런던 언팩을 함께 시청하는 행사를 동시에 열었다. 미디어, 인플루언서, 고객, 협력사 등이 현장에서 신제품을 먼저 체험한 것. 미국에선 하이브와 함께 다음 달 1~3일 뉴저지 이스트러더퍼드 일대에서 '삼성 갤럭시×BTS 더 시티 아리랑'을 진행한다. 도심 스탬프 투어, 한국문화원 체험 부스, 공연장 내 6개 체험 지점을 통해 카메라·포토 어시스트 기능을 알린다. 관람객은 갤럭시Z폴드8로 BTS 뮤직비디오를 본뜬 사진을 만들고 통역 기능을 활용해 BTS에 메시지도 보낼 수 있다.

삼성전자의 지역 밀착형 마케팅은 전작에서도 흥행을 뒷받침했다. 갤럭시S25 시리즈 출시 당시 호주 시드니에선 통근선박 '갤럭시 고'를 띄웠다. 페루의 경우 '갤럭시 AI 열차'를 조성해 실제 운행에 나섰다. 칠레의 한 지하철역 이름은 '갤럭시 AI역'으로 바꿨고 런던 하늘엔 갤럭시 홀로그램을 선보이기도 했다.
삼성스토어 더현대 서울에서 고객들이 삼성전자 갤럭시 Z 시리즈 사전 구매를 위해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스토어 더현대 서울에서 고객들이 삼성전자 갤럭시 Z 시리즈 사전 구매를 위해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갤럭시, 사상 첫 적자…갤Z8 판매 확대 '총력'

갤럭시Z폴드·플립8 시리즈 마케팅 총력전의 배경엔 수익성 위기가 있다. 올 2분기 스마트폰 사업이 포함된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NW) 사업은 매출 33조2000억원을 올리고도 7000억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냈다. 분기 기준 첫 적자다. 메모리 등 부품 원가가 급등했지만 이를 제품 가격에 모두 반영하기 어려웠던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갤럭시Z폴드·플립8 등 플래그십 판매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국내에선 젊은 층이 먼저 반응했다. 지난 28일일 시작된 갤럭시Z폴드·플립8 시리즈 사전 판매 기간 삼성닷컴을 통해 구매한 고객 중 절반 이상이 1030세대였다. 이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모델은 갤럭시Z폴드8. 기기를 접었을 땐 여권 크기의 휴대성을, 펼쳤을 땐 태블릿에 가까운 화면이 1030세대를 끌어들였다는 설명이다. 스마트 스위치와 퀵 셰어 등 iOS 기기와의 호환성 강화도 이들 세대 관심을 집중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사전 판매는 초반부터 1030 젊은층이 빠르게 반응하며 새로운 폼팩터의 높은 몰입감과 모바일 경험에 대한 기대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전날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스마트폰 시장은 거시 경제 불확실성과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수요가 둔화되면서 연간 출하량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프리미엄 수요는 AI 기능 확산과 폼팩터 혁신에 힘입어 견고하게 유지되며 연간 전체 매출 규모와 평균판매가격(ASP)은 상승할 전망이다. 플래그십 중심 확판 전략으로 점유율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