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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월세' 최대 수혜자는 부자…뉴욕 임대료 규제의 역설
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뉴욕시의 2023년 주택·공실조사를 분석한 결과 임대료 규제 아파트에 거주하는 상위 25% 소득층은 일반 시세 아파트보다 월 임대료를 중간값 기준 1000달러(33%) 적게 냈다. 상위 10%는 월 1300달러(36%)를 절약했다.
반면 나머지 소득계층은 시세 대비 월 300달러가량(15~22%)만 낮은 임대료를 내는 데 그쳤다. 가장 큰 혜택이 오히려 고소득층에 돌아간 셈이다.
지역별 차이도 컸다. 맨해튼의 임대료 규제 아파트 중위 임대료는 시세의 절반 수준이었지만 브롱크스는 시세보다 12% 낮은 데 그쳤다. 퀸스는 13%, 브루클린은 24% 저렴했다.
이러한 현상은 부유층이 시세가 비싼 맨해튼 등 고급 지역에 많이 거주하는 데다 임대료 규제 제도가 소득 심사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임대 데이터 업체 오픈이글루의 알리아 모하메드 대표이사(CEO)는 “임대료 규제 아파트에 살면서도 월세로 5000~8000달러를 내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는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마시모 디안젤로 뉴욕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시장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규제 아파트가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입자 단체는 임대료 규제가 저소득층만을 위한 복지 제도가 아니라며 공급 확대가 해법이라고 맞서고 있다.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은 향후 10년간 임대료 규제 아파트 20만 가구를 추가 공급하겠다고 공약했으며, 오는 10월부터는 임대료 동결 정책도 시행할 예정이다. 시민예산위원회(CBC)에 따르면 연소득 20만달러 이상인 고소득 가구는 전체 임대료 규제 주택의 약 10%인 8만6700여 가구에 달한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