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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수사 우려 귀막은 與…'검수완박' 마지막 퍼즐 완성
'보완수사권 폐지' 국회 통과
與, 형소법 개정안 강행 처리
78년 만에 '檢 직접수사' 사라져
與, 형소법 개정안 강행 처리
78년 만에 '檢 직접수사' 사라져
국회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핵심은 수사와 기소의 절대적 분리다. 형사소송법 196조 ‘검사의 수사’ 항목이 삭제되며 78년 만에 검찰 수사권이 전면 폐지됐다. 검찰 수사권의 핵심 근거가 사라지며 현행법상 직접 수사가 허용되는 부패·경제 범죄는 물론 경찰의 미비한 수사를 보충할 보완수사도 원천 차단됐다. 그 대신 검사의 요청에 경찰은 1개월 이내에 보완수사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보완수사요구권 조문이 신설됐다. 보완수사가 부실하면 수사관 교체와 징계 요구 등이 가능하다. 일부 범죄에 대해선 경찰의 자체 종결을 막는 ‘전건송치’도 허용됐다.
하지만 민주당의 입법 취지대로 형사사법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정승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찰의 사후적 보완수사로는 명확한 증거 확보 등 검사의 요구가 제대로 충족되긴 어렵다”며 “절차는 절차대로 복잡해져 피해자는 변호사 도움 없인 수사·기소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기조차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보완수사권 폐지' 국회 본회의 처리 강행
'수사 검사' 시대 종언
더불어민주당이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을 강행했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에서 도입된 검사의 가장 큰 경찰 견제 장치가 사라지게 됐다. 검경의 ‘핑퐁 게임’ 속에 피해자 구제가 어려워지고 형사소송 과정 자체가 복잡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법조계에선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이 흔들릴 것이라고 평가했다.◇“절차 복잡해져 전문가도 헷갈려”
민주당은 31일 본회의를 열고 야권의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한 뒤 형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경찰 고소·고발 단계부터 형사재판까지 변경·추가된 핵심 절차는 10가지가 넘는다. 검사의 수사권 조문을 삭제하면서 보완책 삼아 생겨난 것이다. 대표적으로 경찰 수사 과정에서 검사의 시정조치 요구권, 6개월 이상 경찰 수사 지연 등에 대한 고소인 등의 이의제기권이 추가됐다. 경찰의 불송치 판단에 따른 검사의 사실확인 면담, 3개월 내 재수사 요구 등도 담겼다. 고발인의 이의신청도 가능해졌다. 경찰의 송치 결정엔 검사의 1개월 내 보완수사 요구와 검사 면담 등이 추가됐다. 보완수사가 제대로 안 되면 상급 수사기관으로의 이관 등을 요구할 수 있게 했다.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도 차단됐다. 그 대신 ‘상호 수사 협력 의무화’ 조문과 검사의 조언권 등이 추가됐다. 한 수도권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형사법 교수인 나도 헷갈릴 정도로 절차가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수사 초기부터 변호사 조력 없이는 피해자가 권리를 제대로 누리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경찰의 부실 수사 가능성도 문제로 떠올랐다. ‘사건 핑퐁’으로 미제 사건이 쌓일 것이란 지적이다. 이창온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업무가 과해진 경찰은 어차피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할 테니 일단 쌓인 사건부터 치우기 위해 송치를 택할 것”이라며 “검사는 검사대로 무죄 판결을 걱정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광주 여고생 살인사건처럼 경찰의 자체적 증거 암장 등은 포착조차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신설 제도가 아니라 공직 기강의 문제로 봐야 한다”며 “법왜곡죄로 처벌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사기·횡령·폭행도 전건송치해야”
민주당이 또 다른 보완책으로 제시한 ‘사회적 약자 7대 범죄’도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당은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며 성범죄, 스토킹, 장애인 학대 등 7가지 범죄는 예외적 전건송치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들 범죄에 한해 사건 종결을 검사에게 맡긴 것이다. 이에 대해 김예원 변호사(장애인권법센터 대표)는 SNS에 “실제 형사사건은 그렇게 죄명 하나로 깔끔하게 나뉘지 않는다”며 “장애인에 대한 경제적 착취가 장애인 학대면 검사에게 송치되고 일반 사기가 되면 경찰 단계에서 끝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김성룡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보완수사권을 없앤다면 민·형법의 미묘한 해석에 따라 피해자와 가해자가 나뉘고 발생 빈도도 잦은 사기, 절도, 횡령, 폭행 등에도 전건송치를 허용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정치적 목적을 이유로 법을 서둘러 처리했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다. 당초 민주당은 작년 9월 정부조직법, 올해 3월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법을 연달아 처리하며 ‘마지막 퍼즐’인 형소법 개정은 일정을 뒤로 미뤘다. 6·3 지방선거 일정과 조문의 복잡성이 이유였다. 여당 관계자는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청래 당대표 후보가 검찰개혁 현안을 적극 쟁점화했다”며 “원내지도부 입장에선 잡음을 줄이기 위해 법 처리를 당겨야 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제 공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넘어갔다”며 “‘이재명 대통령 탈옥법’이라는 오명을 받기 싫으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라”고 말했다.
이날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각계 전문가와 국민들 걱정이 남은 채로 법이 통과된 것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의를 밝혔다.
이시은/이에스더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