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서비스가 스마트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지며 글로벌 통신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집중 배치되고 있는 모바일 전용 신형 위성으로 스페이스X와 각국 통신사 사이의 경쟁이 촉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모바일용 위성 띄운 스페이스X, 이동통신까지 뒤흔드나
31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그윈 숏웰 스페이스X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투자 설명회에서 “스타링크의 소매 상품 출시와 미국 내 자체 지상 이동통신망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계획이 현실화하면 스타링크는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와 직접 계약하는 소매 이동통신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스타링크는 스페이스X의 여러 사업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핵심 비즈니스다. 스타링크 가입자가 단말기 데이터를 전파로 저궤도 위성에 전송하면 위성이 가까운 지상국으로 정보를 내려보내는 우주 기반 통신망을 갖추고 있다. 1만 개에 달하는 위성 사이에 연결된 레이저망을 통해 인터넷 서비스도 한다.

지금까지 스타링크 서비스는 지상 이동통신망이 닿지 않는 외딴 지역과 선박, 항공기를 위한 ‘틈새 사업’이었다. 미국에선 T모바일 등 통신사와 협력해 위성망 접속 권한을 주는 방식으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하지만 회사채 발행 투자설명서에서 스페이스X는 “위성 성능이 개선되고 위성군이 확대되면 농촌과 교외, 도시를 가리지 않고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명시했다.

기존 이동통신사는 스타링크에 본업이 잠식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에서 통신시장은 소수 통신사가 과점하거나 독점하고 있다. 통신사는 기지국을 통해 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빠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위성 한 개당 반경 수십㎞를 커버하는 스타링크에 비해 경쟁 우위에 있다.

스타링크는 중장기적으로 자체 사용 주파수를 늘리며 통신사 종속에서 벗어날 계획이다. 스마트폰과 직접 통신할 수 있는 전용 위성도 늘어나면서 통신사의 과점 체제를 흔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우려는 주식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AT&T와 버라이즌, T모바일 등 미국 통신 3사의 목표주가를 모두 10~16%가량 하향 조정했다. 번스타인은 “기존 스타링크의 약점은 지역별 용량 부족, 혼잡시간 속도 저하, 접시형 안테나 비용 등이었다”며 “하지만 스타링크의 차세대 위성이 투입되면 전송 속도와 네트워크 용량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에 통신사도 스페이스X 이외의 위성 통신사와 협력해 위성·스마트폰 직접통신(D2D)을 준비하는 등 대비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인공위성 수 등에서 스페이스X와 경쟁할 만한 위성통신사가 없는 만큼 장기적으로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