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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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에는 뭉칫돈이 몰리는 반면 적금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보유한 목돈은 정기예금에 넣으면서도 매달 돈이 묶이는 적금 가입은 꺼리는 분위기다. 은행들은 신규·비활동 고객을 붙잡기 위해 최고 연 7~13%대 특판 적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다만 상품에 적힌 '최고금리'가 곧 가입자가 받는 금리는 아니다. 카드 이용과 급여 이체 등의 조건을 모두 채워야 하는 상품이 대부분이다. 추첨에 당첨돼야 최고금리를 받을 수 있는 사도 있어 주의 깊게 봐야 한다.

상반기 예금 37조 늘 때 적금 8000억 줄었다

3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원화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1월 말 1095조2512억원에서 6월 말 1132조5026억원으로 37조2514억원 늘었다. 이후에도 정기예금으로 자금 유입이 이어지면서 이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예금은행의 정기적금 잔액은 1월 말 63조4640억원에서 6월 말 62조6589억원으로 8051억원 감소했다. 목돈을 한꺼번에 맡기는 정기예금에는 자금이 유입된 데 비해 매달 일정 금액을 넣는 정기적금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은행들이 높은 금리를 감수하면서도 적금 고객을 확보하려는 이유는 적금 가입은 급여 이체와 카드 결제, 자동이체 등 다른 금융거래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주거래 고객을 확보하는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등 증시 호조로 목돈을 마련하기 위한 자금이 증시로 이동했지만, 최근에는 변동성이 커지고 금리가 오르면서 보유 중인 목돈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예금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 7~12% 내건 은행들…적금 고객 유치전

KB국민은행이 출시한 'KB카드쓰담적금' 관련 이미지. / 사진=KB국민은행
KB국민은행이 출시한 'KB카드쓰담적금' 관련 이미지. / 사진=KB국민은행
적금 고객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은행들은 거래 실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얹는 특판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1일 최고 연 12.0%의 'KB카드쓰담적금'을 출시했다. 만기는 6개월이고 월 30만원까지 넣을 수 있다. 기본금리는 연 2.0%다. 최근 6개월간 KB국민 개인 신용카드 이용 실적이 없던 고객이 새 카드를 발급받아 일정 금액을 사용하면 연 6.0%포인트가 추가된다. 계좌 평균잔액과 급여 첫 거래 조건을 채우면 연 2.0%포인트씩 더 받을 수 있다.

지난 14일 출시된 신한은행의 '신한 적금 9단'은 기본금리 연 3.0%에 우대금리를 더해 최고 연 9.0%를 제공한다. 최근 6개월 동안 신한은행 예·적금과 주택청약을 보유하지 않았거나 신한카드를 일정 기간 사용한 고객 등이 우대 대상이다.

우리은행의 '우리의 소원 적금'은 6개월 만기 기준 최고 연 8.29%, 하나은행의 '오늘부터, 하나 적금'은 최고 연 7.7%를 제공한다. NH농협은행이 지난 11일 내놓은 최고 연 8.15%의 'NH농심천심 적금'은 출시 이틀 만에 한도인 1만좌가 모두 팔렸다.

'연 13.5%'만 보면 낭패…실제 이자는 얼마

현재 판매 중인 상품 가운데 금리가 가장 높은 수준인 상품은 전북은행의 'JB 슈퍼씨드 적금'이다. 기본금리는 연 3.5%지만 매월 적금을 납입해 받는 씨드가 '슈퍼씨드'에 당첨되면 연 10.0%포인트가 추가된다. 슈퍼씨드는 해당 월에 생성된 전체 씨드 500개당 1개꼴로 지급된다.

이 상품에 월 50만원씩 1년간 넣으면 원금은 600만원이다. 당첨돼 최고 연 13.5%를 적용받아도 세전 이자는 약 43만8750원으로, 600만원의 13.5%인 81만원보다 적다. 매달 납입한 돈마다 이자가 붙는 기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당첨되지 않으면 기본금리만 적용돼 세전 이자는 약 11만3750원으로 줄어든다.

최고금리를 받더라도 실제 이자는 표시금리만 보고 예상한 금액보다 적다. 적금은 목돈을 한꺼번에 맡기는 예금과 달리 매달 돈을 나눠 넣기 때문이다.

KB카드쓰담적금에 매달 초 30만원씩 6개월간 넣고 최고 연 12.0%를 적용받는다고 가정하면 총납입액은 180만원이다. 하지만 첫 달에 넣은 30만원에는 6개월치 이자가 붙는 반면, 마지막 달에 넣은 30만원에는 한 달치 이자만 붙는다. 이를 모두 더하면 세전 이자는 약 6만3000원, 세후 이자는 약 5만3298원에 그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고금리만 보고 가입하면 실제 수익률과 차이가 날 수 있어 우대 조건과 월 납입 한도, 중도해지 금리를 확인해야 한다"며 "카드나 다른 금융상품 가입이 필요하다면 추가 비용까지 따져 세후 수령액을 비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연지 한경닷컴 기자 kong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