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0조원이 넘는 정부 ‘슈퍼예산’이 3일 국회 본회의에 공식 보고됐다. 본회의에선 중소기업이 납품 대금을 잘 받을 수 있도록 돕는 법, 스타트업에 대한 불공정 투자 계약을 막는 법 등도 통과됐다. 정기국회 법안 처리가 본격화하면서 정무위원회가 서민금융법을 의결하는 등 상임위원회별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김승묵 국회 의사국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여야 의원에게 “정부가 2027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을 제출했다”고 보고했다. 내년 정부 예산 규모는 820조9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727조9000억원)보다 12.8% 늘어난 역대 최대치다. 100일간 열리는 정기국회에선 다음달 국정감사 이후 소관 상임위원회별 심사가 진행된다. 이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심사·본회의를 거쳐 증·감액 등을 결론 짓는다. 법정 처리 기한은 오는 12월 2일이다.

여야는 이날 17개 비쟁점 법안도 합의 처리했다. 대표적으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촉진법, 벤처투자촉진법이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각각 중소벤처기업부가 원청에 밀린 납품 대금 지급을 명령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투자사가 스타트업에 부당한 조기 상환 조건을 거는 등의 계약을 막는 법이다. 국가정보원 관할 범위에 ‘경제 안보’를 명시하고 해킹 등의 조사 권한을 강화하는 국가정보원법, 기술보증기금이 채무자의 가상자산을 조회해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기술보증기금법도 처리됐다. 여야는 이날 10·29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기한을 1년 늘리기도 했다.

상임위 차원의 법안 처리도 이어졌다. 국회 정무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금융회사의 서민금융진흥원 출연 의무를 2036년까지 연장하는 서민금융법을 의결했다. 금융회사가 내는 출연금을 재원으로 저신용·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햇살론 등 정책서민금융을 공급하는 구조를 10년 더 유지하는 것이다. 쿠팡, 컬리 등 대형 유통업체가 납품업체에 물건값을 지급하는 기한을 당기는 대규모유통업법도 정무위를 통과했다.

국민의힘 소속 정무위원들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과정을 규명하는 국정조사요구서를 4일 제출한다. 정무위 야당 간사인 서일준 의원은 “개인투자자 손실이 54조원에 달한다는 추정까지 나온다”며 “국정조사로 책임 소재를 밝히고 불법 행위가 확인되면 특검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시은/이에스더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