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항공, 조원태 '백기사' 가세…경영권 분쟁 새 변수로 [도쿄나우]
일본항공(JAL)이 대한항공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전격 취득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 2대 주주 호반그룹의 지분 격차가 0.4%포인트 수준까지 좁혀진 가운데, JAL이 미국 델타항공에 이어 조 회장의 새로운 글로벌 우군으로 가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항공은 4일 대한항공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JAL은 이와함게 한진칼 주식 일부를 취득했다. 구체적인 지분율과 취득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5% 이상 대량보유 공시가 나오지 않은 만큼 지분율은 5% 미만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JAL의 지분 취득 자체보다 한진칼의 경영권 구도에 주목하고 있다. 한진칼 최대주주인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은 지난 6월 말 기준 20.57%다. 이에 맞서 호반그룹은 최근 지분율을 20.15%까지 끌어올렸다. 양측의 격차는 0.42%포인트에 불과하다.

호반그룹은 현재까지 한진칼 경영권 인수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2022년 2대 주주에 오른 이후 지속적으로 한진칼 지분을 늘리면서 시장에서는 경영권 경쟁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JAL이 한진칼 주주로 들어오면서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이 한층 두터워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미국 델타항공은 한진칼 지분 14.9%를 보유한 대표적인 조 회장 우호주주로 분류된다. 대한항공과 장기간 전략적 협력 관계를 이어온 델타항공에 이어 JAL까지 한진칼 주주로 끌어들인 것이다.

JAL 역시 대한항공과 단순한 항공편 제휴를 넘어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양사는 공동운항과 마일리지 제휴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화물, 항공기 정비, 지속가능항공유(SAF), 지상조업, 승무원 훈련시설 공동 활용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이처럼 사업 협력과 자본 관계를 동시에 구축한 JAL이 향후 한진칼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할 경우 조 회장 측의 ‘백기사’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당장 JAL의 지분율이 크지 않은 만큼 현재 경영권 판도를 흔들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한진칼 지분 경쟁이 0.4%포인트 차이로 좁혀진 상황에서는 소수 지분의 향방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JAL이 향후 지분을 추가 취득할지 여부가 시장의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또 다른 변수는 산업은행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10.58%다.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한진칼 지분을 취득했다. 오는 1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마무리된 뒤 산업은행이 보유 지분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산업은행 지분의 향방에 따라 조 회장 측과 호반그룹 간 지분 경쟁이 다시 격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가운데 델타항공에 이어 JAL까지 한진칼 주주로 들어오면서 조 회장이 글로벌 항공사들을 우군으로 확보하는 구도가 한층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진칼 주가에도 최근 경영권 프리미엄 기대가 반영되고 있다. 한진칼 주가는 지난 7월 말 10만원대에서 최근 13만원대로 올라섰다. 지난 1일에는 12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고, 3일 종가는 13만3800원을 기록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