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 자양동 전경. 한경DB
서울 광진구 자양동 전경. 한경DB
서울 광진구 자양동 빌라촌이 다시 술렁이고 있다. 성수전략정비구역과 큰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닿은 자양4동 A구역이 최근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면서다. 한강변에 최고 49층, 2999가구가 들어서는 사업이 마침내 조합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자양4동 A구역은 13만9130㎡ 부지에 용적률 300%를 적용해 2999가구를 짓는 재개발사업이다. 이 가운데 552가구가 임대다. 현재 이 일대 용적률은 192% 수준으로, 신속통합기획을 거치며 100%포인트 넘게 높아졌다. 토지등소유자는 약 1500명이다.

속도가 눈에 띈다. 이 구역은 조합설립추진위원회를 만들지 않고 곧바로 조합을 세우는 ‘공공지원 조합직접설립’ 방식을 택했다. 지난 1월 주민협의체를 구성했고, 동의서를 걷기 시작한 지 23일 만에 법정 동의율 75%를 넘겼다. 7월 창립총회를 거쳐 이달 인가까지 8개월이 걸렸다. 조합은 연내 설계업체와 시공사를 뽑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인근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는 지난 4월 GS건설을 시공사로 확정하고 69층 3014가구 계획을 확정했다. 업계에서는 입주 시점 시세를 3.3㎡당 1억5000만~1억8000만원으로 본다. 트리마제 전용 84㎡가 이미 3.3㎡당 1억2000만원대에 거래되고, 성수동양 같은 구축도 25억~29억원을 오간다. 30억원을 넘긴 성수 매물을 감당하지 못한 수요가 한강 상류 쪽 자양동으로 넘어왔다는 것이 현지 설명이다. 자양동 대장 단지인 롯데캐슬리버파크시그니처 전용 84㎡ 호가도 24억~25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다만 지금 들어가기에는 문턱이 낮지 않다. 서울 전역이 지난해 10월 20일부터 투기과열지구이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다. 자양4동 A구역 매물도 계약 전에 허가를 받아야 하고, 허가를 받으면 실거주 의무가 따라붙는다. 전세를 낀 매수는 사실상 막혀 있다는 뜻이다. 대출도 조인다.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은 주택담보대출이 4억원, 25억원을 넘으면 2억원으로 묶인다. 10억원대 빌라를 사려면 상당액을 현금으로 채워야 한다.

권리산정기준일도 확인해야 한다. 이 구역의 기준일은 2022년 1월 28일이다. 이후 지분을 쪼갠 물건은 아파트를 받지 못하고 현금청산 대상이 될 수 있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은 아직 걸리지 않았다. 투기과열지구 재개발은 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부터 지위 양도가 막히기 때문에, 사업시행계획인가와 관리처분인가가 남은 지금은 거래 자체는 가능하다. 뒤집어 말하면 관리처분인가가 나는 순간 매도 통로가 좁아진다.

사업성 지표는 아직 추정치다. 조합 측은 비례율을 130% 안팎으로 보고 있지만, 이는 사업시행계획인가와 감정평가를 거치지 않은 단계의 숫자다. 공사비와 분담금이 확정되면 달라질 수 있다. 조합은 이달 등기와 통장 개설을 마치고 공공지원 정비업체로부터 업무를 넘겨받는 절차에 들어간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