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파이어
크로스파이어
‘7조1049억원’.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와 배우자 이 모씨 간 이혼소송 재판에서 인정된 스마일게이트의 기업가치다. 재산 분할을 위해 서울가정법원은 스마일게이트의 가치를 산정했다.

권 CVO 재산의 대부분은 비상장사인 스마일게이트 주식이다. 권 CVO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02년 설립 당시 자본금 5000만원이었던 이 회사는 연이은 히트 게임작으로 성장했고, 법원은 이 회사의 가치를 7조원 이상으로 판정했다. 1심 결과가 향후 확정되면, 권 CVO는 지분 35%를 이 씨에게 넘겨야 한다.

◇히트 IP를 통해 기업가치 산출

그동안 기업가치를 알 수 없었던 스마일게이트의 몸값은 이번 법원 인증을 통해 넥슨(이날 기준 21조2332억원) 크래프톤(9조5384억원) 등에 이어 단숨에 한국 3위 게임사로 평가됐다. 잘 알려진 엔씨(4조5134억원)와 넷마블(2조9230억원)보다 훨씬 가치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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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엔 인기 지식재산권(IP)이 있다. 법원은 장부상 자산보다 미래 수익을 적극 반영하는 현금흐름할인법(DCF) 방식을 택했다. 이 방식은 이 씨 측이 요구했다. 권 CVO 측은 법원의 판단에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DCF는 기업이 앞으로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금흐름을 추정해 현재 가치로 환산한다. 재판부는 “스마일게이트는 게임 회사로서 다른 회사보다 무형의 자산 가치가 기업가치 평가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향후 성장이 예상되는 회사”라고 설명했다.

‘크로스파이어’는 2007년 출시 이후 80여 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누적 이용자 11억 명, 누적 매출 135억달러(약 18조원)를 넘어선 대표적인 장수작이다. ‘로스트아크’도 2022년 글로벌 출시 당시 스팀 최고 동시접속자 132만 명, 전 세계 이용자 2000만 명을 기록한 히트작이다. 덕분에 스마일게이트는 안정적인 실적을 창출하고 있다. 몇년 간 별다른 히트작이 없는 스마일게이트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25%에 달했다.

◇항소시 기업가치 변할 수도

법원이 스마일게이트의 기업가치를 정한 시점은 2023년 말 기준이다. 2022년 이 씨가 제기한 이혼 소송이 진행되면서 양측이 이 시점을 기준으로 정하자고 합의했다.

이후 스마일게이트는 대형 히트작을 내지 못하면서 영업이익이 2023년 6430억원에서 지난해 3598억원으로 줄었다. 현재 기준으로 다시 기업가치를 산정하면 이 씨에게 배정되는 재산분할 액수(2조5550억원)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조수영 법무법인 에스 변호사는 “상장주식과 달리 비상장주식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없어 감정보고서의 평가 기준일이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권 CVO 측이 항소하면 평가 기준 시점과 주식가액이 다시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스마일게이트의 기업가치가 처음으로 공식 산출되면서 이 회사가 향후 기업공개(IPO)에 나설 때도 참고가 될 수 있다. 이혼 소송으로 1인 지배구조가 무너졌기 때문에 향후 증자나 투자유치, 상장 등을 실행할 요인이 생겼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관을 변경하거나 합병, 분할, 감자 등 특별결의 사항이 생겼을 때 이 씨가 반대하면 무력화된다”며 “권 CVO가 지금처럼 경영하기 위해선 이 씨의 지분율을 33.3% 밑으로 내려가게 할 다양한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고 했다.

유지희/안정훈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