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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아닌 직업이 사라질 위기"…딥시크 개발자 '충격' 고백 [차이나 워치]
코딩 대신 AI 지휘하는 시대 온다
내가 만든 AI가 내 일을 한다
내가 만든 AI가 내 일을 한다
AI가 뒤흔드는 개발자의 경쟁력
16일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AI의 발전을 가장 가까이에서 이끌어온 최정상급 엔지니어조차 자신의 일자리가 아닌 자신의 직업 자체를 걱정하기 시작했다.딥시크의 머신러닝 시스템 엔지니어 류성위는 최근 장문의 글을 통해 앞으로 실업하지는 않더라도 직종을 바꿔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AI가 코드 작성 보조 도구를 넘어 고난도 시스템 최적화 영역까지 빠르게 침투하면서 소프트웨어 산업의 역할 분담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류성위의 이력은 이런 우려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그는 2025년 4월부터 딥시크에서 머신러닝 시스템과 연산자 설계·최적화를 담당하고 있다. 중국 최고 명문 베이징대에서도 컴퓨터과학 분야 최정예 인재를 선발해 육성하는 튜링반 출신이다.
슈퍼컴퓨팅팀장을 맡아 세계 대학생 슈퍼컴퓨터 경진대회에서 상위권 성적을 거둔 인물이다. 최근 공개된 딥시크 V4.1에서 AI가 방대한 정보 가운데 중요한 내용을 골라내고 서로의 관계를 파악하도록 하는 핵심 연산 기술도 그가 직접 개발했다.
딥시크 엔지니어가 본 AI의 미래
하지만 류성위는 앞으로 6개월이나 1년이면 AI가 자신이 수행하는 업무와 비슷한 수준에 도달하거나 이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과거 AI가 문서를 검색하고 코드를 읽어주는 조수였다면 이제는 독립적으로 분석하고 명령어를 이해해 스스로 업무를 최적화하는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AI가 개발자의 역할을 바꿀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 CEO는 올 4월 구글 신규 코드의 75%가 AI로 생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2024년 10월 25%였던 비중이 2년도 안 돼 세 배로 뛰었다.
변화의 핵심은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이 사라진다기보다 프로그래머가 해야 하는 일이 달라진다는 데 있다. 류성위는 앞으로 직접 코드를 한 줄씩 작성하기보다 AI 에이전트를 지휘하는 일종의 조종사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모델을 선택하고 업무를 쪼개며 결과를 평가하고 최종 시스템의 품질에 책임지는 방식이다.
중국 소프트웨어 업계도 비슷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중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는 앞으로 단순 코딩 능력의 중요성은 낮아지는 반면 요구사항 이해와 아키텍처 설계, 시스템 통합, 품질 및 보안 관리 역량은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AI에 정확한 개발 의도를 전달하고 결과를 검증하며 여러 AI 에이전트를 조율하는 능력도 기본 역량으로 떠오르고 있다.
역설적으로 AI가 강해질수록 인간의 엔지니어링 역량이 더 중요해질 가능성도 있다. 류성위는 학생들이 AI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코드 구조를 설계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능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엔지니어링 기반이 부족한 개발자가 AI를 사용하면 과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복잡하고 관리하기 어려운 코드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제일재경은 "AI 시대의 경쟁력은 누가 더 빨리 코드를 작성하느냐에서 누가 더 정확하게 문제를 정의하고 AI를 통제하느냐로 이동하고 있다"며 "딥시크 엔지니어의 불안은 단순한 개인적 고민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