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네팔 홍수 참사의 함의들
이번 네팔 홍수 참사는 새로운 형태의 재앙이어서 충격이 컸다. 가파른 히말라야 협곡을 덮치는 거대한 물결의 충격이 좀 가시고 후속 보도가 나오면서 이 재앙의 함의들이 마음에 무겁게 자리 잡았다.

먼저, 히말라야 계곡들엔 녹은 빙하가 산사태를 불러 생긴 언색호(堰塞湖)가 많으므로 위험은 지속적이다. 네팔만이 아니라 히말라야 북쪽 중국 티베트도 상황이 같다. 나아가서 다른 대륙의 높은 산맥들도 위험할 터이다.

다음엔, 이번 홍수는 중국 쪽에서 먼저 시작되었고 피해도 컸다. 중국 정부는 이런 사정을 숨기고 오히려 재앙을 전한 시민들을 탄압했다고 한다. 시급한 홍수 정보를 네팔에 전달하지도 않았다. 공산주의 체제에 불리한 정보는 일단 감추고 급박한 상황을 알려 구호의 손길을 인도하는 시민들을 박해하는 중국 관리의 행태는 중국의 영향을 점점 깊이 받는 우리로선 유념해야 할 사항이다.

셋째, 이번 홍수는 중국의 남방 진출 사업과 관련이 깊다. 동서로 2400㎞나 되는 히말라야는 남쪽에서 올라온 ‘인도 판’이 ‘유라시아 판’에 부딪쳐서 솟아올랐고 그런 지각 변동은 이어진다. 이처럼 세계에서 가장 불안정한 지역에 도로를 내고 발전소를 짓는 것은 재앙을 부른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그 점을 지적했지만, 양국은 듣지 않았다.

이번 홍수에 씻겨나간 중국-네팔 도로는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의 일부다. 히말라야 횡단 다차원 연결망(Trans-Himalayan Multi-dimensional Connectivity Network)이라 불리는 이 사업은 티베트와 네팔을 도로, 철도 및 항공으로 연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으로선 남아시아를 거쳐 곧바로 인도양에 이르는 통로가 된다. 이번 재난은 이 사업의 앞날이 밝지 않음을 가리킨다.

넷째, 중국의 얄룽창포강(브라마푸트라강 상류) 발전 사업에 대한 우려가 커질 터이다. 장강에 세워진 산샤댐의 3배나 되는 이 사업은, 댐이 무너질 경우 중국만이 아니라 하류의 인도와 방글라데시에 재앙이 된다.

산샤댐에 대한 불안은 이미 커진 터이다. 산샤댐은 처음부터 여러 학자들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전체주의 사회답게 댐 공사마저 부실해서 이미 댐에 많은 균열이 났다는 보도가 이어진다. 중국 정부도 이런 문제를 잘 알고 있지만, 한번 지어진 거대한 댐을 수리하는 일이 쉬울 리 없다.

당장 우리에게 중요한 함의는 가덕도 신공항의 타당성이다. 가덕도 공항은 경제성이 낮고 물리적 위험성이 높은 사업이다. 부산 지역 인구가 줄어드니 경제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바다 위로 뻗은 활주로는 주기적 정비가 필수적이어서 경제성이 더욱 낮아진다. 항공기들의 이착륙으로 피로해진 바닷가 활주로를 정비하는 일은 기술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미지의 영역이다. 아무리 효율적으로 정비하더라도 한 해 안에 끝날 리 없다. 그 사이에 항공편은 끊어지고 공항에 입점한 상점들은 휴업해야 한다. 정비가 끝난 뒤 항공편들이 이내 돌아올 리 없다.

그러나 바다 위로 뻗은 활주로의 물리적 위험성에 비기면, 낮은 경제성은 사소한 고려 사항이다. 대형 공항은 적어도 몇 세기를 내다보고 지어야 한다. 네팔의 참사는 우리가 먼 앞날을 내다볼 때는 기후 변화를, 특히 지구 온난화를 중시해야 함을 일깨워줬다. 앞으로 빙하가 녹으면 해수면은 크게 높아질 터이다. 지구가 더워지면 바닷물 부피가 커지니 해수면은 더욱 높아질 터이다. 그리고 더워진 바닷물의 급격히 늘어난 에너지는 해류와 태풍을 더욱 거세게 만들 것이다.

자연히 바다 위로 뻗은 활주로는 점점 거세지는 태풍에 시달리고 둘레의 해안은 점점 깊이 파일 것이다. 2015년에 나온 보고서에 따르면 새 빙하시대가 앞으로 5만 년 이전에 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예측 가능한 미래엔 지구 온도가 낮아질 요인이 전혀 없다는 얘기다.

가덕도 공항이 재앙으로 끝날 가능성은 언뜻 보기보다 훨씬 크다. 안타깝게도 그것과 관련된 사람들은 모두 그것에서 이익을 볼 사람들이다. 네팔의 참사는 그런 정치적 논리를 멈춰 세우는 길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기회를 우리에게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