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팔면 손해 아닌가요"…다주택자 버티는 이유 있었다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 효과가 향후 주택가격에 대한 기대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한국은행이 분석했다. 주택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이어지면 다주택자의 매도 유인이 약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은은 22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정부가 지난달 내놓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세제·금융·공급 대책 이후 주택가격대별로 시장 반응이 다르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유세와 양도세 강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고가주택은 매도 물량이 늘고 가격 상승폭이 둔화했다. 지난 7월 27일과 비교해 강남구와 서초구 주택가격은 각각 1.28%, 0.94% 하락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역에서는 매수 수요가 이어졌다. 같은 기간 중랑구와 성북구, 서대문구 주택가격은 각각 3.46%, 3.36%, 3.15% 상승했다.

대책 발표 후 6주가 지난 시점의 서울 아파트 매물은 총 7만호로 과거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평균 수준이었다. 주간 매매가격 상승률은 0.16%로 과거 평균인 0.1%를 웃돌았다.

한은은 이번 대책으로 고가주택과 비거주 주택 등에 대한 투자 수요가 약해질 것으로 봤다. 실거주 요건 강화와 2027~2028년 중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완화, 공급 대책 등도 가격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신규 주택이 실제 공급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주택가격 안정 여부는 가격 상승 기대가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이 주택가격 기대 수준에 따라 다주택자의 매도 유인을 분석한 결과, 향후 5년 간 개인이 기대하는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각각 1.1%(2025년~2026년 7월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률), 3.5%(수도권 아파트 상승률)로 안정되면 내년 중 양도세 중과 한시 완화 혜택을 활용해 주택을 매도할 유인이 있는 다주택 가구 비중은 각각 30.4%, 19.8%로 추정됐다.

반대로 향후 5년 간 기대 상승률이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인 8.2% 수준까지 높아지면 매도 유인이 있는 전국 다주택 가구 비중은 8.9%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다주택자가 주택을 팔고 매도 대금을 국고채에 투자하는 경우와 주택을 계속 보유하면서 임대소득이나 집값 상승에 따른 자본이득을 얻는 경우를 비교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