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의 투자 전문 유료 플랫폼 '한경 프리미엄9'(www.hankyung.com/premium9)에 실린 기사입니다. '한경 프리미엄9'을 구독하시면 더 많은 주식 투자 기사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이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생태계에 합류했다. 두 회사는 각각 엔비디아 데이터센터의 핵심 설비인 액체 냉각 장치와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의 주요 공급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가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짓기 위해 핵심 설비를 미리 정한 틀에 따라 블록처럼 연결하는 모듈화를 추진하는 점을 감안하면 여기에 맞춰 개발한 LG 설비가 우선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엔솔, 엔비디아 'AI 생태계' 합류

◇ 배터리사 중 유일하게 선정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테슬라, 일본 히타치에너지와 함께 엔비디아의 AI 팩토리 ‘DSX 레디’ 사업에 BESS를 납품할 자격을 승인받았다고 22일 발표했다. AI 팩토리는 엔비디아가 AI 전반을 관리하도록 설계한 데이터센터를 말한다. 엔비디아는 AI 팩토리의 서버부터 전력, 냉각 인프라 등을 모듈화하기 위한 기술 요건을 충족한 파트너에 일종의 자격 인증과 같은 DSX 레디를 부여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 세계 배터리 회사 중 유일하게 납품 자격 인증을 받았다. 회사가 납품할 제품은 리튬·인산철(LFP)을 기반으로 한 ‘JF2 AC 링크’ ESS 제품이다. 기존 ESS 사업은 배터리 업체가 셀이나 배터리 팩을 공급하면 고객사가 별도로 ESS 제어 시스템 등의 설비를 구축해야 한다. 이에 비해 JF2 AC 링크는 배터리와 냉각 장치 등을 통합한 설비에 자체 개발한 운영 소프트웨어를 결합했다. 배터리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충·방전량을 제어하는 등 ‘ESS의 두뇌’까지 제공하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5월부터 별도 랩을 설치해 AI 부하 평준화와 전압 유지, 실시간 계측 제어 등 엔비디아의 핵심 요구사항 10개를 모두 충족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순수 배터리 회사 중 유일하게 선정된 건 셀 생산뿐 아니라 통합 체계 운영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납품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의 5개 ESS 생산 거점에서 이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여기에 미국 내 ESS 시스템 통합(SI) 법인 ‘버테크’를 통해 배터리 설치·운영·유지 보수를 제공할 계획이다.

데이터센터를 안정적으로 돌리기 위해선 AI 연산에 따른 급격한 전력 수요 변동에 대응하고 정전 등 비상 상황에서도 전력을 끊김 없이 공급할 수 있는 ESS가 필수다.

◇ 서버 여러 대 식히는 기술 개발

LG전자는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용 대용량 냉각수분배장치(CDU) 공급사에 올라탔다. CDU는 데이터센터가 고성능 연산을 수행할 때 발생하는 열을 낮추는 핵심 설비다. 열 제어가 안 되면 연산 속도가 느려지거나 서버 가동이 중단될 수 있다.

이번에 엔비디아 인증을 받은 업체는 LG전자와 미국 버티브, 리퀴드스택 등 세 곳이다. 미국 외 기업 중에선 LG가 유일하게 선정됐다. LG전자의 2.5메가와트(㎿)급 CDU는 AI 서버 여러 대를 한 번에 냉각할 수 있는 대용량 장비다. 보통 서버 한 대가 약 100킬로와트(㎾)의 열을 내는데, LG 제품은 서버 20대 이상을 식힐 수 있다. 엔비디아의 최소 인증 요건인 2.3㎿를 웃돈다. LG전자 관계자는 “서버마다 CDU를 달지 않고 여러 서버의 열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을 제시한 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엔비디아 인증을 계기로 북미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김우섭/원종환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