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사진=뉴스1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사진=뉴스1
스마일게이트 창업자인 권혁빈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가 약 2조5500억원 규모의 재산분할을 명한 이혼소송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혼 청구를 받아들인 판단은 물론 스마일게이트 주식 35%를 배우자에게 현물로 지급하도록 한 재산분할 방식까지 항소심에서 다시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권 CVO 측 법률대리인은 28일 입장문을 내고 "서울가정법원의 이혼 및 재산분할 판결에 불복해 이날 항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권 CVO 측은 배우자 이모 씨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인 1심 판단부터 수용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권 CVO 측은 "권 CVO는 가정의 유지를 바라는 가장으로서 혼인 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1심 판결은 위자료 청구를 기각하면서도 권 CVO의 혼인 관계 유지를 위한 노력을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배우자의 일방적인 연락 차단과 소통 거부, 소송 장기화로 인한 별거 등 소송 제기 이후의 요인들을 혼인 관계 파탄의 사유로 봐 배우자의 이혼 청구를 인용했다"며 "1심 판단을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재산분할 판단도 항소 대상이다. 권 CVO 측은 배우자가 회사 자본금을 출자하지 않았고 회사 내 업무공간도 없었을 뿐 아니라 출근하거나 업무를 수행한 사실도 없었다는 점이 재판 과정에서 충분히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권 CVO 측은 "1심은 별다른 증거 없이 배우자 측의 주장에 의존해 기업의 주요한 경영상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형태의 재산분할을 명했다"고 지적했다.

또 "향후 기업활동 전반에 중대한 불확실성을 야기했다"며 "이 같은 1심의 재산분할 부분 판단에 대해서도 상급심의 새로운 판단을 받고자 한다"고 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3부(부장판사 정동혁)는 지난 9일 이 씨가 제기한 이혼 등 소송에서 이혼 청구를 받아들였다.

1심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의 혼인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에 이르렀다"면서도 "그에 대한 책임은 원고와 피고 모두에게 있으며 책임의 정도도 대등하다"며 위자료 청구는 기각했다.

재산분할 규모는 약 2조5500억원에 달했다. 재판부는 권 CVO의 순재산을 약 7조3375억원으로 평가한 뒤 재산분할 비율을 권 CVO 65%, 이 씨 35%로 정했다.

이에 따라 권 CVO가 보유한 스마일게이트 주식 가운데 35%를 이 씨에게 현물로 지급하고 현금 650억원도 추가로 지급하도록 했다. 재판부가 산정한 권 CVO의 스마일게이트 주식 가치는 약 7조1049억원이다. 이 가운데 35%는 약 2조4867억원으로, 현금 650억원을 합치면 전체 재산분할 규모는 약 2조5500억원이다. 공개적으로 알려진 국내 이혼소송 재산분할 판결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재판부는 스마일게이트 성장 과정에서 권 CVO의 사업 능력과 경영 판단이 결정적으로 기여했다고 봤다. 동시에 이 씨가 회사 설립 초기 지분을 보유하고 대표이사로 등재됐던 점, 회사 성장 과정에서 경제적으로 지원한 점, 오랜 기간 가사와 양육을 맡은 점도 재산분할에 반영했다.

항소심에서는 이혼 청구를 받아들인 판단의 적절성과 함께 스마일게이트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할지 여부, 분할 비율, 주식 35%를 현물로 지급하도록 한 방식 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