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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대통령기념관 "역사 왜곡…암살자(들) 상영 중단해야"
박정희대통령기념관 측 공식 입장
"씻을 수 없는 고통 안긴 비극을 왜곡"
"씻을 수 없는 고통 안긴 비극을 왜곡"
재단은 28일 '영화 암살자(들)의 허구성에 대한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의 입장'을 내고 "국가를 위해 평생을 헌신한 박정희 전 대통령과 그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안긴 역사적 비극을 왜곡하는 행위에 깊은 유감을 나타내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재단은 "역사적 사건의 외형만을 차용한 채 사실과 다른 내용을 마치 실제 사건에 근거한 것처럼 묘사해 국민에게 잘못된 역사 인식을 심어주는 것은 창작의 자유라는 이름만으로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국가적 비극을 흥행과 오락의 소재로 활용하면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사회적 갈등과 국론 분열을 초래하는 행위에 깊은 우려를 나타낸다"고 했다.
재단이 근거로 든 외교사료관 보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문세광은 범행을 위해 권총에 총탄 5발을 장전했다. 1탄은 긴장한 상태에서 오발돼 자신의 허벅지에 맞았고, 2탄은 연설대 좌측 상단을 맞혔다. 3탄은 불발됐고 4탄이 육 여사에게 명중했다. 5탄은 문세광이 관객의 발에 걸려 넘어지는 과정에서 발사돼 태극기를 맞혔다. 재단은 나머지 1발의 총성은 경호원이 단상에서 관객석을 향해 쏜 것이며, 이 총탄에 행사에 참석한 여고생 장봉화 양이 맞아 숨졌다고 설명했다.
중앙정보부 기획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재단은 문세광이 1972년 9월 3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민단과 조총련의 친선 모임에 '한청' 대표 자격으로 참석해 조총련 관계자 김호룡을 만났다고 했다. 이후 김호룡에게 포섭돼 8·15 저격 사건을 실행하게 된 과정이 수사와 재판 기록에 나타나 있다는 것이다. 재단은 "중앙정보부, 더 나아가 당시 대통령이 정치적 목적으로 영부인 암살을 기획했다는 주장은 사건의 본질과 역사적 사실을 심각하게 왜곡할 우려가 있다"며 "결과적으로 사건의 책임 소재를 흐리고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과 국론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당시 특별수사본부는 문세광이 조총련을 통해 북한의 지령을 받고 박 전 대통령 암살을 시도하다가 육 여사를 숨지게 했다고 발표했다. 문세광은 같은 해 사형이 집행됐다.
정치권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주진우·유영하 의원 등은 영화가 역사를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표현의 자유에는 비판할 자유가 포함된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반면 제작진은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재현한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남아 있는 기록과 풀리지 않은 의문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한 작품이라고 주장한다. 허 감독은 여러 인터뷰에서 영화를 통해 사건에 결론을 내리는 것은 감독의 역할이 아니라고 밝혀 왔다.
하지만 고인이 된 육 여사의 유가족이 생존해 있는 상황에서 가족과 관련한 역사적 사건을 허구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의학전문기자 출신 방송인 홍혜걸은 지난 27일 자신의 SNS에 "아직 유족도 살아 있는데 억지 음모론으로 고인을 모독하는 것이 옳은가"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