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왜곡 논란 '암살자(들)', 1위 내주고 김고은·이동진 악플 세례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영화 '암살자(들)'가 개봉 후 일주일동안 내리 지키던 박스오피스 정상을 '타짜: 벨제붑의 노래'에 내줬다.

2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날인 28일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6만 8911명의 관객을 불러모으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이로써 누적 관객수는 90만 1927명을 기록했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온라인 카지노 사업으로 승승장구하던 장태영(변요한 분)이 모든 것을 빼앗긴 뒤, 자신과 같은 이름을 가진 절친 박태영(노재원 분)과 글로벌 도박판에서 재회해 복수를 펼치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허영만 작가의 '타짜' 4부를 스크린에 옮긴 이 영화는 지난 23일 '암살자(들)'과 동시 개봉한 이후 2위 자리를 지켜왔으나, 개봉 6일 만에 선두 탈환에 성공했다.

반면 개봉 이후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던 '암살자(들)'은 이날 6만 7407명을 동원하며 한 계단 하락한 2위를 기록했다. 두 영화의 일일 관객 수 격차는 불과 1504명에 그쳤으며, 누적 관객수는 163만 3622명으로 집계됐다.
(왼쪽부터) '타짜: 벨제붑의 노래', '암살자(들)' 스틸컷
(왼쪽부터) '타짜: 벨제붑의 노래', '암살자(들)' 스틸컷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재일교포 2세 문세광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저격하는 과정에서 육영수 여사가 서거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삼았다.

허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 등이 출연해 기대를 모았으나, 극 중 일부 설정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특정 세력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거센 논란에 휩싸였다.

급기야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측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그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안긴 역사적 비극을 왜곡하는 행위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라며 "영화 제작사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데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해당 영화 상영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네티즌 평점 역시 2.4점대까지 떨어지는 등 여론이 극단으로 갈라지는 모양새다.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이와 같은 작품을 둘러싼 공방은 온라인상으로도 튀었다. 평론가 이동진의 리뷰 영상에 수천 개의 댓글이 쏟아지며 설전이 벌어졌고, VIP 시사회 추천사를 남겼던 배우 김고은의 SNS에도 악플이 달렸다.

아울러 417만 명에 달하는 구독자를 보유한 영화 유튜버 지무비가 관련 콘텐츠를 돌연 삭제하면서 파장이 더욱 확산하는 모양새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암살자(들)' 제작진 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진화에 나섰다. 제작진은 "본 작품은 1974년 발생한 역사적 사건을 모티브로, 당시 사건과 관련하여 작성된 다양한 기록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극영화"라고 밝혔다.

이어 "제작진은 공개된 기록과 자료, 서적, 다큐멘터리 등을 폭넓게 조사하고, 실제 사건과 인물을 모티브로 하되 가상의 인물과 상황을 결합해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아울러 "본 작품은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의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라며 "또한 영화 어디에서도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영화 속 가설과 극적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고 있지도 않다"라고 강조했다.

제작진은 그러면서 "역사적 사건과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작품인 만큼 다양한 해석과 비판이 있을 수 있다. 제작진은 그러한 의견을 존중한다. 다만 작품 고유의 창작 의도와 성격을 넘어 특정한 정치적 목적 의도로 제작된 영화가 아님을 밝히며, 작품을 창작의 산물로만 바라봐주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전 서울시의원은 이날 서울경찰청에 허진호 감독과 제작진을 형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