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최대 1억 명이 금융권 빚을 갚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연체된 개인대출을 헐값에 처분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이 채권추심업체 단속을 강화하며 이마저도 차질을 빚고 있다. 내수 침체에 따른 리스크가 금융권으로 번지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추가 경기부양책을 예고했다.

떼인 돈 건지려는데 줄폐업…'445조 빚폭탄'에 中 초비상
2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리서치업체 가베칼드래고노믹스는 지난해 말 중국에서 채무를 연체한 인구가 최대 1억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성인 인구의 약 10%다. 이들이 갚지 못한 채무는 최소 2조2000억위안(약 445조원)에 이른다. 중국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의 신용카드 부실채권 비율 역시 작년 말 4.61%에서 올해 6월 5.37%로 상승했다.

중국 은행들은 연체 대출을 부실자산 전문 투자자에게 매각하고 있다. 은행이 회수하기 어려운 채권을 헐값에 넘기면 투자자가 채무자로부터 돈을 받아 수익을 내는 구조다. 올해 1~8월 중앙거래시장에 매물로 나온 개인 부실채권은 1000건 이상으로, 미상환 원금 기준 2750억위안을 웃돌았다. 상당수 채권은 원금의 5~7%, 일부는 1%에 거래됐다.

문제는 이런 부실채권 처리 방식마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공안당국이 채무자에 대한 과도한 상환 압박이 사회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추심업체 단속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많은 업체가 폐업하거나 대규모 감원에 나서고 있다. 상하이의 한 추심업체는 최근 한 달간 직원 500명을 해고해 200명만 남겼다. 부실채권 전문기업 저상자산관리의 펑이 연구소장은 “이제 중요한 건 부실자산을 얼마에 사는지가 아니라 투자금 회수가 가능한지 여부”라고 짚었다.

대출 연체에 따른 금융권 부담은 중국 경제의 하방 압력 상승과 함께 커지고 있다.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4.3%로 올해 정부가 제시한 성장률 목표치(4.5~5%)의 하한선을 밑돌았다. 소비와 투자 부진이 이어지면서 3분기에는 성장세가 더욱 둔화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중국 국무원은 지난 28일 리창 총리 주재로 회의를 열고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을 위한 추가 부양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지방정부가 과거에 사용하지 않은 채권 발행 한도를 활용해 추가 자금을 조달하도록 할 계획이다.

인민은행이 시중은행에 공급하는 정책자금도 늘려 중소기업과 기술혁신 분야의 대출 확대를 유도하기로 했다. 부동산시장 안정과 고용 촉진, 가계소득 증대를 위한 새로운 정책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