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부산 북항친수공원 수로에서 부산 해경,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들이 선박과 워터펌프를 동원해 상어 ‘부캉이’(흰색 원안)를 외해로 유도하고 있다. 부캉이는 지난 18일 처음 목격된 뒤 11일째 공원 수로를 벗어나지 않고 있다.  뉴스1
29일 부산 북항친수공원 수로에서 부산 해경,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들이 선박과 워터펌프를 동원해 상어 ‘부캉이’(흰색 원안)를 외해로 유도하고 있다. 부캉이는 지난 18일 처음 목격된 뒤 11일째 공원 수로를 벗어나지 않고 있다. 뉴스1
부슬비가 내린 29일 부산 북항친수공원에는 상어 ‘부캉이’를 배웅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우산을 쓴 채 수로를 내려다보다가 부캉이가 모습을 드러내자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기 있다” “상어다”라고 소리쳤다. 일부 시민은 “잘 가라”며 미리 작별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부산시와 부산해양경찰서, 국립수산과학원 등 관계당국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25분까지 부캉이를 외해로 내보내기 위한 작업을 했다. 해경 선박 4척이 나란히 이동하며 물줄기를 쏴 부캉이가 바다 쪽으로 움직이도록 유도했다. 2004년 미국 매사추세츠의 염습지에 고립된 백상아리를 외해로 유도한 사례를 참고한 방식이다.

부캉이는 물대포가 가까워지면 잠수하고, 선박이 접근할 때마다 방향을 바꿔 빠져나갔다. 외해 쪽으로 향하는 듯하다가도 방향을 틀어 수로 안쪽을 맴돌았다. 시민들은 부캉이가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소리를 치며 유도 작업을 지켜봤다.

부캉이는 지난 18일 북항 인공수로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12일째 이곳에 머물고 있다. 부캉이를 보러 일대를 찾은 방문객이 28일 기준 60만 명을 넘어서면서 주변 상권도 들썩였다. 인공수로 바로 앞에 있는 이디야커피 부산북항친수공원점은 매출이 큰 폭으로 뛰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평소 대비 많은 고객이 몰리며 이 매장에 예상치 못한 수요가 발생했다”고 했다.

상어에서 브랜드명 모티브를 따온 부산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 블루샥커피도 관련 마케팅을 펼쳤다. 부캉이 인증샷을 남기면 기프티콘을 증정하는 SNS 이벤트로 관심을 끌었다. 부산시는 시를 대표하는 캐릭터 부기와 부캉이를 결합한 키링을 제작해 추석 연휴 기간 한정 판매했다. 인근 편의점에선 ‘죠스바’ ‘고래밥’ 등이 불티나게 팔렸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이달 19~27일 부산 동구 지역 CU 점포에서 죠스바 매출은 약 5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래밥 매출도 29% 늘었고, 핑크퐁 아기상어 관련 상품도 평소 대비 45.6%가량 많이 팔렸다.

지역 명물로 자리 잡은 부캉이를 그대로 두자는 여론도 있지만, 당국은 건강 악화를 우려해 부캉이를 자연 해역으로 돌려보내기로 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현장 조사 결과 현재 부캉이의 활동성과 호흡 상태는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수로 폭과 수심, 외해로 이어지는 이동 경로 등을 고려할 때 부캉이의 먹이 활동과 자유로운 이동에 제약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유도 작업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시민들의 작별 인사는 다음으로 미뤄졌다. 당국은 부캉이의 몸집과 수로 구조에 맞춘 전용 그물을 제작할 계획이다. 그물로 부캉이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서서히 좁혀 외해 쪽으로 이동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당국은 이르면 다음달 2일 2차 외해 유도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진영기/장서우/부산=민건태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