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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 피해 추락사한 이주노동자…인권위, '생명권 침해' 진정 기각
"직접 추격·물리력 없어 인과관계 불인정"…유족 측 진정은 기각
이주단체 "물리력 없어도 정부 책임 있어" 반발
이주단체 "물리력 없어도 정부 책임 있어" 반발
2일 인권위에 따르면 베트남 국적 노동자 고(故) 뚜안(A)씨는 지난해 10월 대구 성서공단 내 한 자동차부품 제조공장에서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의 단속을 피해 에어컨 실외기 창고에 숨어 있다가 창문 아래로 추락해 사망했다. 이에 A씨의 아버지는 단속반원의 행위로 인한 생명권 침해와 과도한 강제력 행사 등을 이유로 지난해 12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는 단속반원이 A씨를 직접 추격하거나 물리력을 행사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고, 단속반원 철수 이후 추락한 점 등을 종합해 "단속 행위와 사망 사이의 직접적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진정을 기각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긴급보호서에 서명한 점과 현장 돌발상황 방지를 위해 수갑을 사용한 점 등을 고려해 과도한 강제력 행사에 대한 진정 역시 기각 결정을 내렸다.
다만 인권위는 현행 단속 과정의 안전관리와 절차상 문제점을 지적하며 법무부 장관에게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미등록 체류자 단속을 위한 사업장 진입 및 수색, 신병 확보 조치가 사실상 강제처분에 해당한다고 보고, 원칙적으로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의해 집행되도록 법령을 정비하라고 권고했다.
또한 단속 현장에서 안전요원이 수색이나 신원조회 등 다른 업무에 동원되지 않고 안전관리에 전념할 수 있도록 기준을 명확히 할 것을 요구했다. 당시 사고 사업장은 추락 위험이 있는 3층 건물이었으나 배치된 안전요원 7명이 수색 종료 전 다른 업무에 투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은신 중인 노동자가 무리하게 탈출을 시도하지 않도록 사업주를 통해 단속 종료 사실을 전달하는 절차를 마련하고, 단순 적발보다는 브로커와 불법 고용 수요 등 미등록 체류를 유발하는 구조적 원인을 차단하는 데 정책 초점을 맞출 것을 주문했다.
이주노동자 단체들은 생명권 침해 진정 기각에 즉각 반발했다. '사람이왔다 이주노동자차별철폐네트워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직접 물리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해서 단속으로 인한 사망에 정부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단속 행위가 생명권 침해로 이어졌다고 적극적으로 판단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단속반 보디캠 영상에서 노동자들에게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은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긴급보호서 서명을 이유로 문제 삼지 않았다"며 "명백한 절차상 인권침해"라고 지적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