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위에서 피어난 춤…SNS 사로잡은 브래드 윌스전
“전시장으로 향하는 길은 저쪽이에요.”

지난달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에서 문을 연 그라운드시소 전시장 입구 바닥에는 사각형 화면이 설치돼 있다. 화면 속에서 위를 올려다보며 말을 걸어오는 남자는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항공 사진가 브래드 월스. 그라운드시소 용산의 개관전 ‘역동하는 삶, 찰나의 예술’의 주인공이다.

월스는 드론을 띄워 상공에서 사람들의 움직임을 찍는 작가다. 입구의 화면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그의 시선을 뒤집은 연출이다. 그의 사진은 인스타그램과 핀터레스트 등 소셜미디어에서 먼저 인기를 끌었다. 공중에서 수직으로 내려다보는 직관적인 구도와 넓은 여백, 그 안에서 또렷하게 드러나는 피사체 덕분이다. 디자인 참고 자료나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랑받은 그의 작품은 뉴욕타임스와 영국의 가디언 등 해외 주요 매체에도 소개됐다.

이번 전시에서 월스는 총 6개 공간을 통해 13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러닝 트랙처럼 꾸민 공간 속 질주를 앞둔 육상 선수들을 시작으로 투명한 물속을 가르는 아티스틱 스위밍 선수들(사진), 새하얀 눈밭 위 발레리나의 우아한 몸짓 등이 차례로 이어진다. 이들이 움직이며 만들어내는 순간에서 선과 면, 대칭과 반복 등 패턴을 포착해낸 사진들이다.

작가의 대표 연작 ‘파세(Passé)’는 강렬한 붉은색을 배경으로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담았다. 축구장 크기의 카펫을 깔고 뉴욕의 여러 무용단과 무용학교에서 모인 무용수 60명과 함께 촬영했다. 매주 금요일과 주말에는 작품들 사이로 실제 무용수들이 등장해 발레 공연을 펼친다.

전시의 또 다른 특징은 사진 속 선과 면을 관람객도 경험할 수 있게 작품 바깥으로 확장한 것이다. 육상 트랙과 테니스코트의 선은 전시장 벽으로 이어지고, 아티스틱 스위밍 선수들의 모습은 동그란 구멍으로 내려다볼 수 있다. 전시는 내년 3월 1일까지.

강은영 기자 qboom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