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올해 1~3분기 국내외 판매량이 2020년 후 최소치로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글로벌 수요가 일시적으로 급감한 2020년을 제외하면 2010년 이후 최소 수준이다. 국내 판매량만 놓고 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표다. 협력업체 공장 화재에 따른 부품 조달 차질, 10년 만에 강행된 노동조합의 전면 파업, 중국산 저가 전기차 공세 등 국내외 악재가 겹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16년 만에 '최악 부진' 현대차…7천만원대 GV80 꺼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288만6763대의 차량을 국내외 시장에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10만5346대)보다 7% 줄어든 수치다.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인 2020년 260만5154대로 급감한 뒤엔 꾸준히 1~3분기 기준 300만 대 안팎의 판매량을 기록했는데 올해엔 290만 대 아래로 줄어든 것이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 부진했다. 한국에서 올해 44만8181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들이닥친 2008년(44만763대)과 비슷한 수준이다. 국내에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량이 급감했다. 주력 모델인 싼타페와 팰리세이드, 투싼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1.7%, 41.8%, 39.0% 줄었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판매량도 같은 기간 28.9% 감소했다.

올 1~9월 기준 기아 판매량이 247만8144대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것과 다른 모습이다. 유독 현대차 판매가 부진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올 3월 부품사 안전공업에서 발생한 화재를 꼽았다. 안전공업은 팰리세이드와 제네시스 차종에 안전밸브를 공급하는 업체다. 화재 이후 이들 차종 생산라인이 일부 차질을 빚었다. 거기다 8월 현대차 노조가 2016년 후 10년 만에 전면 파업을 벌였다. 올해 현대차 노조는 총 60시간 파업을 했는데, 그 결과 약 5만5200대의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비야디(BYD)와 미국 테슬라 등 전기차 업체가 해외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것도 현대차에 악재였다.

현대차는 신차 라인업을 확대해 판매량을 회복한다는 구상이다. 이달 투싼 5세대 완전변경 모델과 제네시스 GV80 하이브리드 모델을 국내에 출시한다. GV80 하이브리드의 판매 시작 가격은 업계 전망보다 최대 500만원 가까이 저렴한 7000만원대 중후반에서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경쟁 차량인 렉서스 RX 350h보다 가격이 10%가량 쌀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동화 수요가 많은 유럽 시장에서는 아이오닉 3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