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주계약자 공동도급' 연 7.8건…"상시 제도로 바꿔야"
종합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가 함께 공사를 수주하는 ‘주계약자 공동도급’의 공공기관 발주가 2021년 이후 연평균 7.8건에 그쳤다. 직전 5년(연평균 17건)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공공기관에 한해 제도를 유지해온 특례마저 올해 말 일몰을 앞두고 있어,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바꾸려면 제도를 법률에 근거한 상시 제도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민병덕 의원 등 국회의원 6명, 대한전문건설협회,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는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도 개선 방안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토론회에선 현행 제도의 운영상 문제점을 짚고, 한시 특례를 상시 제도로 전환하는 방안과 관계 법령에 제도의 목적·대상·구성 방식을 명확히 규정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주계약자 공동도급은 종합건설업체(주계약자)와 전문건설업체(부계약자)가 공동수급체를 꾸려 발주처와 직접 계약하는 방식이다. 주계약자가 공사 전체의 계획·관리·조정을 맡고 부계약자는 분담한 공종을 직접 시공한다. 발주처가 공사대금을 각 구성원에게 직접 지급하기 때문에 건설 현장에 만연한 임금체불과 저가 하도급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제도는 2009년 국가계약에 도입됐고 2010년 1월부터 지방자치단체 발주공사에 전면 시행됐다. 위축된 계기는 2020년 12월 계약예규 ‘공동계약운용요령’ 개정이다. 발주처가 주계약자 방식을 지정해 발주하던 구조가 입찰 참가자가 공동수급체 구성 방식을 선택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원도급자로 참여하는 종합건설업체로선 부계약자를 넣을 유인이 없어 제도가 사실상 활용되지 않았다. 정부는 2021년 5월 공공기관 발주에 한해 발주처 지정 방식을 유지하는 ‘주계약자관리방식에 의한 공동도급 특례 운용기준’을 마련했고, 세 차례 연장된 특례는 올해 12월 종료된다.

진상기 대한기계설비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이 발표에서 인용한 국토교통부 실적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주계약자 공동도급 발주는 2016~2020년 85건에서 2021~2025년 39건으로 줄었다. 최근 5년 발주는 한국수자원공사(13건), 한국토지주택공사(LH·10건), 한국가스공사(9건) 등 3곳에 몰렸다. 과거 한국도로공사와 국가철도공단, 해양수산부 등으로 다양했던 발주처는 대부분 빠져나갔다.

박광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건설산업 다단계 하도급의 문제점과 주계약자 공동도급의 기대 효과’ 발표에서 도급 단계가 늘어날수록 실제 시공에 투입되는 공사비가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적격심사 대상 공사에서 원도급 낙찰률 87%, 하도급 낙찰률 82%를 가정하고 토공사 지분을 30%로 잡으면 하도급업체가 받는 공사비는 전체 공사비의 21.4% 수준이다. 같은 공종을 부계약자로 수행하면 26.1%를 확보할 수 있다. 하도급 분쟁도 끊이지 않고 있다. 건설하도급분쟁조정협의회 신고는 2023년 251건으로, 추가공사대금 미지급(79건)과 공사대금 미지급(73건)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물가변동 미적용 분쟁은 2022년 18건에서 2023년 40건으로 늘었다.

진 수석연구위원은 ‘건설산업 상생협력을 위한 공동도급 활성화’ 발표에서 제도의 운용 근거가 행정규칙인 계약예규에 머물러 있어 예규 개정 한 번에 제도가 흔들렸다고 진단했다. 건설산업기본법은 제16조에서 종합·전문 건설사업자의 공동도급을 시공자격으로 이미 인정하고 있다. 그는 건산법에 제48조의3(상생협력을 위한 공동도급의 활성화)을 신설하는 개정안을 개인 의견으로 제시했다. 국가·지자체·공공기관이 경쟁입찰로 건설공사를 발주할 때 공동도급이 부적절한 경우를 제외하면 공동도급으로 발주하도록 하고, 주계약자 방식을 공동도급 유형으로 법률에 명시하는 내용이다. 올해 말 일몰되는 특례를 우선 연장하고, 법 개정 이후 국토부 고시인 ‘건설공사 공동도급운영규정’을 정비하는 3단계 로드맵도 내놨다. 진 수석연구위원은 기계설비 공사가 공공 건설공사비에서 건축 다음으로 비중(12.8%)이 크고 설계·내역 분리가 쉬워 제도 적용 효과가 큰 분야라고 설명했다.

허용주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장은 인사말에서 특례 일몰 연장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주계약자 공동도급제 활성화는 건설산업의 공정과 상생을 촉진하는 중요한 제도적 기반”이라고 말했다. 장영수 대한설비공학회장이 좌장을 맡은 패널 토론에는 국토부와 대한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관계자 등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