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웨덴 노벨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 제공
사진=스웨덴 노벨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 제공
뉴트리노(중성미자) 관측에 크게 기여한 벨기에 물리학자 프란시스 할전(82)이 2026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아이스큐브(IceCube) 뉴트리노 관측소에 대한 결정적 기여와 천체물리학적 기원의 고에너지 뉴트리노의 발견"의 공적을 인정해 노벨 물리학상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올해 물리학상 수상자는 할전이 단독으로 받게 됐다. 1992년 조르주 샤르파크 교수 이후 34년 만의 물리학상 단독 수상이다. 총 상금은 1200만스웨덴크로나(16억1000만원)다.

할전은 남극 아문센-스콧 남극점 기지에 있는 '아이스큐브 뉴트리노 관측소' 연구 책임자다. 2010년부터 가동 중인 이 관측소는 세계 최대 규모의 뉴트리노 검출 장치다. 할전은 현재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의 석좌교수로도 재직중이다.

중성미자는 전하가 없고 질량이 매우 작아 물질을 거의 통과하는 기본 입자다. 태양 속 핵융합, 초신성 폭발, 원자로, 블랙홀 주변 등에서 중성미자가 탄생하지만 물체와 반응하지 않아 관측하기 굉장히 어려웠다. 이로 인해 '유령 입자'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할전은 남극의 얼음을 중성미자 추적에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중성미자가 얼음 속 원자와 부딪히면 극히 드물게 희미한 푸른 빛이 나오고, 얼음에 심어둔 센서가 그 빛을 포착해 중성미자가 온 방향과 에너지를 알아내는 방식이다.

할전은 남극 지표 약 1.5km 아래에 '아이스큐브' 관측소를 설치하고, 1km 규모의 거대 검출기를 만드는 연구에 착수했다. 아이스큐브에는 방대한 얼음을 검출에 활용해 입자들의 상호작용을 좀 더 선명하게 확인하도록 했다.

아이스큐브 관측소 덕분에 전파, 엑스선 등 빛으로만 보던 우주를 중성미자라는 새로운 '눈'으로 볼 수 있게 됐다. 빛은 우주 먼지와 가스에 흡수되거나 산란되는 측면이 있었는데, 중성미자는 물질과 거의 반응하지 않다 보니 비교적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준다.

중성미자 연구가 발전하면 빛과 중력파, 중성미자를 함께 활용해 블랙홀 같은 우주 환경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랜 기간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우주의 고에너지 입자가 어디서 어떻게 가속하는지 확인할 수도 있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 선정 발표는 5일 생리의학상, 6일 물리학상 결과가 각각 나왔으며, 앞으로 7일 화학상, 8일 문학상, 9일 평화상, 12일 경제학상 발표가 남아 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