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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항서 충격받고 '혐한'"…中불체자 비중만 높였다
K-ETA 후 동남아 혐한 여전…관광 회복 지연
中·베트남 등 비적용국 불체자 비중 확대
野안철수 "정상 관광객 불체 취급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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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베트남 등 비적용국 불체자 비중 확대
野안철수 "정상 관광객 불체 취급 안 돼"
"작년 의료 세미나 참석을 위해 K-ETA를 발급받은 태국인 의사가 한국에 왔다가 입국장에서 그대로 돌아가는 일이 있었습니다. 방문 목적이 분명했고 비용까지 내고 K-ETA 승인을 받았는데도 입국이 거부됐고, 구체적인 이유조차 듣지 못해 충격을 받고 돌아갔답니다. '혐한'(한국 혐오) 정서가 동남아 엘리트나 부유층 사이에서도 엄청나게 커졌다고 합니다."
태국과 십수 년째 거래해온 한 관광 업계 관계자는 "수입이 끊겨 전셋집까지 내놓고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주력 시장이었던 태국과의 관계가 사실상 무너졌고 일감도 뚝 끊겼다"며 "요즘 K관광으로 외국인이 몰려온다고 하지만 저는 폐업 절차를 알아보고 있다. 주변에도 비슷한 처지의 업체가 하나둘 늘고 있다"고 했다.
외국인 불법체류를 막기 위해 시행된 전자여행허가제(K-ETA)와 강도 높은 입국심사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K-ETA 적용 대상인 태국에서는 불법체류자 수가 줄었지만 반한 정서와 관광객 이탈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난 반면, 중국·베트남 등 K-ETA 비적용 국가의 불법체류 단속 비중은 오히려 커진 것이다. 이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K-ETA 적용' 태국 등은 줄고…비적용 中·베트남 등 불체자 비중↑
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불법체류자는 2023년 42만3675명에서 지난해 35만7598명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국적별로 들여다보면 흐름은 엇갈렸다.K-ETA 적용 대상인 태국에서는 불법체류자가 감소했다. 태국인 불법체류자는 2023년 15만2265명에서 지난해 11만5851명으로 23.9% 줄었다. 전체 불법체류·취업 단속 인원에서 태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41.2%에서 지난해 33.8%, 올해 1~8월 22.9%로 낮아졌다.
중국인과 베트남인 불법체류자의 절대 수는 줄긴 했지만, 전체 불법체류자 감소 흐름 속에서도 두 국적의 불법체류·취업 적발이 여전히 상당한 규모로 이어지면서 단속 인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커지는 모양새다.
인도네시아 불법체류자는 2023년 1만1806명에서 지난해 1만3367명으로 13.2% 늘었다. 증가율로는 라오스가 33.6%, 동티모르가 21.7%로 더 높았다. 올해 8월 기준으로도 인도네시아는 1만4062명, 라오스는 1167명, 동티모르는 1776명으로 모두 지난해 말 수준을 웃돌았다.
K-ETA는 무사증 입국이 가능한 외국인이 방한 전 사전 허가를 받는 제도로, 2021년 9월 전면 시행됐다. 태국은 2022년 4월 무사증 입국 재개와 함께 적용 대상이 됐으며, 승인을 받더라도 실제 입국 시에는 별도의 출입국심사를 거쳐야 한다.
정부는 관광 활성화를 위해 일부 국가·지역에 한시 면제를 적용하고 있으며, 해당 조치는 2026년 말까지 연장됐다. 현재 동남아에서는 태국·말레이시아가 K-ETA 의무 적용 대상이고, 싱가포르는 한시 면제 중이다. 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 등은 비자 대상국이어서 K-ETA 적용을 받지 않는다.
◇ '밴코리아' 후 태국 관광객 미회복…"불체자 거르되 관광 불신 낳지 말아야"
태국에서는 2023년 하반기부터 한국 입국심사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경험담이 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밴코리아(Ban Korea)' 움직임까지 나타났다. 태국인 방한객은 2023년 약 37만9000명에서 2024년 32만4000명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도 약 33만2000명에 그쳐,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57만2000명의 60% 안팎에 머물렀다.
관광업계에서는 돈과 시간을 들여 사전 허가까지 받은 뒤 공항에서 다시 같은 입국 목적을 소명해야 하고, 충분한 설명 없이 입국이 거부될 수 있는 구조가 사실상 '이중 심사'로 작동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정부가 사전에 입국을 허가해놓고 현장에서 다시 돌려보낼 경우 외국인 입장에서는 한국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불법체류자는 엄격히 걸러내되, 정상 관광객에게는 입국 가능성에 대한 최소한의 예측 가능성과 절차적 신뢰를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시도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K-ETA 절차 간소화와 면제 대상 확대를 정부에 건의한 바 있다.
이어 "태국인 불법체류자는 줄었지만 중국·베트남 국적자의 단속 비중은 커졌고, K-ETA 사전 허가를 받고도 7만명 넘게 입국을 거부당했다"며 "불법체류자는 제대로 걸러내되 정상 관광객까지 잠재적 불법체류자로 취급한다는 불신을 낳지 않도록 K-ETA 승인자의 입국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등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