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ESS 사업 폭발적 성장
유럽 전기차 시장도 회복세
"4분기 매출 상승세 이어질 것"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의 긴 터널을 뚫고 지난 3분기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렸다. 북미 시장의 전기차 배터리 수요 부진을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이 잘 메워주고 있는 데다 유럽 전기차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실적엔 완성차 고객사의 최소 구매 물량 미달에 따른 수천억원대 일회성 보상금이 포함돼 있어 4분기엔 영업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 이달 들어 주가 12.3% 올라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매출 9조6434억원, 영업이익 7560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발표했다. 2020년 LG화학에서 분사한 이후 분기 최대 매출이다. 전기차 성장세가 가팔랐던 2023년 2분기(8조7735억원)보다 8699억원(9.9%) 늘었다. 지난 1분기까지 6조원대를 벗어나지 못하던 매출은 2분기 7조1415억원으로 늘어난 뒤 곧바로 9조원대로 올라섰다.
매출 증가와 함께 수익 규모도 커졌다. 3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1133억원에서 약 6.7배로 늘었다. 영업이익 역시 사상 최대다. 미국 정부가 배터리 생산 규모에 따라 지급하는 보상금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제외해도 3391억원을 벌었다. AMPC 제외 기준으로 세 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났다. 증권가 최근 1개월 컨센서스(실적 전망 평균치)인 매출 8조9000억원, 영업이익 3394억원을 웃돌았다.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오면서 주가도 올랐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보다 2.56% 오른 40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이달 들어서만 12.3% 올랐다.
LG에너지솔루션의 호실적은 북미 ESS 사업의 성장 덕분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만 고집하지 않고 ESS로 빠르게 전환해 작년부터 고객사에 납품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작년 3분기 5690억원이던 ESS 부문 매출이 1년 만에 3조180억원으로 여섯 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부른 전력난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설치 증가로 ESS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서다.
◇ 후공정 병목도 일부 해소
골칫거리였던 ‘후공정 병목’도 어느 정도 해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터리 후공정은 ESS용 배터리셀을 모듈화해 팩 형태로 조립하는 과정이다. 배터리셀 생산은 배터리 제조사가, 후공정은 협력업체가 맡는다. 지난 2분기까지만 해도 리튬·인산철(LFP) ESS 모듈화에 경험이 부족한 협력업체의 작업이 지연되면서 생산량이 기대만큼 늘지 않아 매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다. 업계 관계자는 “본사와 협력사 엔지니어 투입을 늘리고, 현지 인력의 숙련도가 올라가자 생산 속도가 빨라졌다”고 말했다.
유럽 전기차 시장 회복세도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됐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유럽 전기차 인도량은 지난 1~9월 331만 대로 29.0%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에 7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이익에는 일부 전기차 고객사가 계약 물량을 조정하면서 지급한 보상금이 포함됐다. 보상금의 구체적인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4분기엔 영업이익 규모가 다소 줄어들겠지만 ESS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매출 상승세는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