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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에 앤 카슨…"고전 기반으로 새로운 형식 창조"
스웨덴 한림원은 8일(현지시간) 카슨을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하며 “고전 전통과 유희적인 대화를 나누면서 현대문학을 위한 새로운 형식을 창조해 대담하고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카슨의 문학을 관통하는 핵심은 고전과 실험이다. 고대 문헌에서 소재와 형식을 끌어오면서이를 현대인의 사랑과 욕망, 상실과 고독에 관한 이야기로 새롭게 빚어냈다. 시와 산문, 비평과 번역 등 여러 형식도 거리낌 없이 뒤섞었다. 문학과 학문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독특한 작업으로 일찍부터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 시를 쓰는 진정한 시인’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1950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에서 태어난 그는 시인이자 에세이스트, 번역자이면서 고전학자이다. 어린 시절 접한 사포의 시 전집을 계기로 고대문학에 깊이 빠져들었고, 이 경험은 이후 그의 학문과 문학세계를 떠받쳤다. 토론토대에서 고대 그리스어를 공부한 그는 1981년 박사학위를 받은 뒤 캐나다 맥길대와 미국 프린스턴대·미시간대 등에서 고전문학과 비교문학, 문예창작 등을 연구했다.
대표작으로는 1998년 출간한 <빨강의 자서전>이 꼽힌다. 고대 그리스 시인 스테시코로스가 노래한 괴물 게리온의 신화를 현대적인 성장과 사랑의 이야기로 다시 썼다. 신화 속에서 헤라클레스에게 죽임을 당하는 괴물이었던 게리온은 카슨의 작품에서 사랑의 상처를 겪으며 성장하는 현대 소년으로 다시 태어난다.
카슨은 이 밖에도 맥아더 펠로십과 구겐하임 펠로십 등을 받으며 영어권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고전학자로 명성을 쌓았다. 2005년에는 캐나다 훈장을 수훈하며 자국을 대표하는 거장으로 공인받았다. 국내에는 <에로스, 달콤씁쓸한>을 비롯해 <빨강의 자서전> <남편의 아름다움> <플로트> 등이 번역 출간돼 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