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건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건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태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서원 씨(개명 전 최순실)가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다쳐 구치소가 대신 내준 병원비 39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1심 법원 판단이 나왔다.

김도요 서울중앙지법 민사210단독 부장판사는 15일 정부가 최씨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권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쟁점은 두 가지였다. 최씨가 자신의 비용으로 외부 진료비를 지급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지와 채권의 소멸시효 완성 여부였다. 국가재정법상 국가의 금전채권 소멸시효 기한은 5년이다. 정부는 수술비 대납 이후 약 5년 1개월이 지나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구치소장은 (최씨의) 자기 부담 조건으로 외부 진료를 허가했다"며 최씨에게 진료비와 지연손해금 지급 의무가 있다고 봤다.

그러나 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는 원고의 주장은 기각됐다. 재판부는 국가재정법상 규정된 납입 고지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납입 고지는 납부 기한, 장소, 산정 근거 등을 담은 결의서가 작성돼야 하는데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납입 고지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원고의 납부 최고(재촉) 통지도 납입 고지로 간주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제목에 납입 고지라는 말이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며 "권한 있는 책임자가 작성한 고지서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납입 통지를 폭넓게 인정할 경우 국가가 보유한 사적 채권이 부당하게 유리하게 취급되는 결과가 될 수 있는 점도 우려했다.

정부는 관계 부처 등과 협의한 뒤 항소를 검토할 계획이다.

최씨는 구치소 목욕탕에서 발을 헛디뎌 2020년 5~7월께 어깨 수술을 했다. 구치소는 그해 10월 최씨의 경제적 사유 등을 이유로 외부 의료시설 진료비 약 3927만원을 대신 지불했다. 구치소는 병원 치료비 납부를 통지했으나 받지 못하자 정부는 지난해 11월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임민규 기자 jessim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