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급등에 속수무책…분상제 지역도 분양가 1억원 가까이 '쑥'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아파트 분양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같은 지역에서 1년 안팎의 시차를 두고 공급된 아파트의 분양가가 전용면적 84㎡ 기준 수천만원씩 상승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공사비 급등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지역도 가격 상승 압력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경기 고양창릉 공공주택지구에서 지난 7월 공급된 S4블록 공공분양 아파트의 전용 84㎡ 최고 분양가는 8억6719만원으로 책정됐다. 작년 1월 분양한 S5블록의 같은 면적 최고 분양가(7억7289만원)보다 9430만원(12.2%) 높은 수준이다. 약 1년 6개월 사이 분양가가 1억원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경기 김포 풍무역세권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왔다. 지난해 10월 분양한 B5블록 ‘호반써밋풍무Ⅰ’의 전용 84㎡ 최고 분양가는 7억150만원이었다. 하지만 9개월 뒤인 올해 7월 공급된 B4블록 ‘호반써밋 풍무III’는 같은 면적 최고 분양가가 7억6250만원으로 책정됐다. 분양가 상한제 지역에서 서로 맞붙어 있으면서 동일한 건설사가 짓는 동일 브랜드 단지인데도 분양 가격이 9개월 만에 6100만원(8.7%) 올랐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더라도 분양가격이 계속 높아지는 주요 원인으로는 공사비 상승이 꼽힌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의 분양가는 택지비와 기본형건축비, 건축비 가산비용 등을 합산해 산정한다. 기본형건축비는 자재비와 인건비 등 실제 건축원가 변동을 반영해 주기적으로 조정되는 만큼 공사비가 오르면 분양가도 상승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지난 8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8.74로 1년 전보다 5.98% 올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5일 분양가상한제 주택에 적용되는 기본형건축비를 ㎡당 223만7000원에서 232만8000원으로 4.07% 인상했다. 지난 7월 철근 가격 상승 등을 반영해 0.77% 올린 지 두 달 만이다.

중동전쟁이 장기화하고 있어 공사비 상승 압력이 여전히 큰 만큼 향후 공급을 앞둔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남광토건은 이달 경기 부천시 부천대장 공공주택지구 A2블록에 548가구(전용59·74·84㎡) 규모의 '부천대장 하우스토리 디센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난해 4월 부천대장지구에 공급된 A7블록과 A8블록은 전용 59㎡ 기준 최고 분양 가격이 5억2000만원 안팎에 형성됐다. 우미건설은 올 4분기 경기 평택시 고덕국제신도시에 '평택고덕우미린더프리미어'(623가구)를 공급한다.
'부천대장 하우스토리 디센트' 투시도. 남광토건 제공
'부천대장 하우스토리 디센트' 투시도. 남광토건 제공
다만 단지별 분양 가격에는 택지비와 가산비, 설계 및 상품 구성 차이도 영향을 미친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는 분양 가격의 과도한 상승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지만 원가 상승 자체를 막지는 못한다”며 “공공택지에서도 후속 단지의 분양가가 높아지고 있어 수요자의 자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