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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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초호황과 자동차 생산 정상화에 힘입어 지난달 국내 생산이 15년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소비와 설비투자도 동반 반등하면서 3개월 만에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늘어나는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반도체 경기의 온기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가데이터처가 30일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2020년=100)는 122.7로, 한 달 전보다 3.0% 상승했다. 이는 2011년 3월(3.4%) 후 15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전산업생산은 지난 6월 2.6% 증가한 뒤 7월 0.1%로 증가세가 둔화했고 8월에는 1.2% 감소했다. 하지만 9월 들어 한 달 만에 큰 폭으로 반등했다.

생산은 반도체와 자동차가 견인했다. D램과 플래시메모리를 비롯한 반도체 생산은 19.2% 증가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도 10.3% 늘었다. 자동차 생산은 지난달 39.9% 급증했다. 지난 8월 하계휴가와 파업 등의 영향으로 생산이 25.2%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자동차신생부품과 하이브리드승용차 등의 생산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서비스업 생산도 전달보다 0.5% 증가했다. 협회·수리·개인서비스업 생산이 7.2% 감소했지만 도소매업(3.5%)과 운수·창고업(3.6%) 등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생산은 물론 소비, 투자도 모두 증가했다. 이 같은 '트리플 증가'는 6월 이후 석 달 만이다. 지난달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달보다 3.6% 증가했다. 소매판매액은 2023년 2월(5.1%) 후 3년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7월(-2.5%)과 8월(-1.8%) 두 달 연속 감소한 소매판매가 석 달 만에 반등한 것이다. 음식료품과 화장품 등 비내구재 판매가 4.2% 늘었고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도 4.4% 증가했다.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도 0.6%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지난달 5.3% 증가했다. 발전기와 전동기 등 기계류 투자가 4.7%, 운송장비 투자가 7.4% 증가했다. 특히 전년 동월 대비 기계류 투자는 22.2% 증가했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진 영향이다.

건설경기도 모처럼 반등했다. 지난달 건설기성은 전월보다 5.8% 증가했다. 건축 공사실적이 5.1%, 토목 공사실적이 7.4% 각각 늘었다.

산업별 생산 회복의 편차도 컸다. 반도체 호황의 온기가 전 산업으로 퍼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광공업 생산확산지수는 42.4로 전월(62.5)보다 20.1포인트 하락했다. 생산확산지수는 생산이 증가한 업종의 비중을 보여주는 지표로, 50을 밑돌면 생산 감소 업종이 증가 업종보다 많다는 의미다. 실제 광공업 세부 업종 72개 가운데 생산이 늘어난 업종은 30개에 불과했다. 전체 산업생산은 15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업종별로는 생산 감소가 오히려 확산한 것이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달 102.2로 전달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향후 경기 흐름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104.1로 전달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하락한 것은 11개월 만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