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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조희대 탄핵 사유 차고 넘쳐"…법조계 "인용 사유 안 돼" [이정우의 중대사안]
국회 통과 탄핵소추 16건 중 헌재 인용 3건뿐
법조계·학계 "위법 있어도 인용 사유는 안 돼"
野 "사법부 독립 위협"…여론도 탄핵 반대 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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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사법부 독립 위협"…여론도 탄핵 반대 우세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최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속하게 당 차원에서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한 최고위원만의 주장은 아니다. 이성윤 최고위원도 지난 28일 "지금까지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나온 헌법과 법률 위반 행위로도 충분히 탄핵 사유가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강경파와 조국혁신당을 중심으로 범여권에서는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다만 탄핵 사유로 거론되는 사안 상당수는 헌법재판소(헌재)의 파면 기준인 '중대한 헌법·법률 위반'과 거리가 있다는 법조계 지적이 제기된다.
◇ "대법원장 탄핵소추안 처리하자"
범여권 내에서 조 대법원장의 탄핵 사유로 거론되는 것은 △대통령 선거 개입 △대법관 제청 지연·재제청 거부 △대법관 격려금 지급 △업무추진비 허위 기재 △국정감사 증인 선서 거부 △계엄 당시 긴급대책회의 지시 등 여섯 가지다. 대법원장 탄핵소추는 헌법 제65조 제2항에 따라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발의하고 재적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의결된다. 이는 범여권 의석만으로도 가능하다.
다만 국회 의결이 곧 헌재의 파면 결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헌재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이후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의 중대한 헌법·법률 위반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해 왔다. 그간 탄핵소추안 16건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인용된 사례는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과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세 건에 불과하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은 일부 법 위반이 인정됐으나 파면할 정도로 중대하지 않다는 이유로 탄핵 심판 청구가 기각됐다.
◇ "위법은 있어도 파면 사유는 아냐"
대법관 제청 지연과 재제청 거부도 파면할 정도의 헌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위헌·위법한 직무행위가 있었다고 모두 탄핵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대법원이 작동하지 않고 있으면 모르겠지만, 대법원 소부와 전원합의체가 다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걸 가지고 중대한 헌법 장애나 국민 신뢰를 저버린 것이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범여권이 '대선 개입'이라고 주장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판결에 대해서는 신속한 선고 자체를 위법으로 볼 수 없다는 반론이 나온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해 3월 말 상고를 접수한 뒤 4월 22일 전원합의체에 회부했고, 9일 만인 5월 1일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범여권은 공직선거법상 상고심 선고 시한인 3개월 안에 처리하면 될 사건을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서둘러 선고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정철 변호사는 "판결 내용이나 선고 시점에 대한 정치적 불만만으로 탄핵 사유를 구성할 수 없다"며 "재판을 통한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을 주장하려면 재판 외적인 부당한 목적이나 권한남용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계엄 당시 긴급대책회의 지시 의혹은 이미 지난해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에서 혐의없음으로 결론 났다. 당시 특검 불기소 결정서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2024년 12월 4일 새벽 법원행정처 차장실에서 비상계엄이 위헌적이라는 취지로 말했고, 계엄사령부의 연락관 파견 요청에 응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국무총리·국방부 장관 측과 통화한 사실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 野 반발…여론도 '탄핵 반대' 우세
개혁신당은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면 국민의힘에 공동행동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이기인 개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2일 "개혁신당의 3석이 더해진다고 해서 막을 수는 없겠지만 국민적 저항을 충분히 불러일으킬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국민의 뜻을 따르는 정치 세력과는 언제든 소통할 수 있다"고 호응했다.
국민 여론도 조 대법원장 탄핵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6~28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9일 공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탄핵 반대는 45%, 찬성은 34%였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6~27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반대는 50.3%, 찬성은 32.0%였다.
기사에 인용된 NBS 조사는 휴대폰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14.7%였다. KSOI 조사는 통신 3사가 제공한 휴대폰 가상번호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5.7%였다. 두 조사 모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중대사안'은 사법(司)·안보(安) 이슈를 짚습니다. 검찰청 폐지·국군사관학교 통합 같은 굵직한 변화부터 사소하지만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운 이야기까지, 이정우 기자의 시선이 머무는 곳을 기록하겠습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