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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축구'로 청와대 지킨 與, 날짜 바꿔 '웰빙 국감' 치른 野 [이시은의 상시국감]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청와대 국감에서 민주당은 야당 의원의 '입틀막'으로 정회를 반복하며 국감 진행을 방해했다"며 "집권 여당 국회의원들이 한낱 김현지(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방탄 조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이 마치 저를 피감기관 취급했다"며 "나는 청와대를 감사하는 감사위원이지 피감기관이 아니다"고 말했다. 반대로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김 의원은 국민께 석고대죄하고 운영위원직에서 즉각 사임하라"고 이날도 공세를 이어갔다.
전날 운영위 국감 파행의 발단은 실제로 김 의원의 출석이었다. 국감은 예정된 시간을 넘긴 오후 2시 20분경 시작됐고, 청와대가 운영위원장인 한 원내대표로부터 "간략 보고" 요청을 받고도 업무보고를 길게 늘이고 증인을 돌아가며 기립 인사시켜 국민의힘 의원들 반발이 이어질 때였다. 상황은 오전 국가인권위원회 국감장엔 없었던 김 의원이 갑작스럽게 등장하면서 바뀌었다. 김 의원은 지난달 30일 유튜브 채널에서 "전두환은 내란이 아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켜 앞서 운영위에서 제명 촉구 결의안이 의결됐다. 민주당에선 즉각 "김 의원과 함께 국감을 진행할 수 없다"는 반발이 나왔고, 국감은 사실상 정지됐다.
결국 김 의원이 퇴장하고 국감이 정상 재개된 시각은 저녁 무렵이었다. 하지만 그 뒤로 청와대 인사들과 여당 의원들의 '2차 방어'가 시작됐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정책 도입 과정, 이재명 대통령 차남의 공관 거주, 골프 관련 질의 등이 쏟아졌지만 청와대 신임 실장들의 "잘 모르겠다"는 답변과 여당 의원들의 방어형 질문으로 유의미한 답변은 나오지 않았다. 앞서 민주당이 야당에서 요청한 강훈식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용범 전 정책실장 등의 일반증인 채택을 불발시킨 바 있어 애초에 구체적 답변이 나오기는 힘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민의힘이 국감을 대하는 태도가 안일했다는 지적도 있다.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패널로 나온 송영훈 변호사(전 국민의힘 대변인)는 "민주당이 침대 축구를 심하게 하던데 국민의힘이 말려든 측면이 있다"며 "국민의힘은 반나절이 아니라 하루를 꽉 채워 (국감을) 해야 했다"고 짚었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날 하루로 예정된 청와대 국감을 29일 오후에만 하기로 민주당과 합의한 바 있다. 이동학 민주당 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이 게으르고 정말 웰빙 정당이 됐다는 생각이 든다"며 "국감은 야당의 시간인데 의지가 없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