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하나자산운용 사장
김태우 하나자산운용 사장
“늦은 출발이었지만 앞선 도전으로 바꿔놨습니다. 지난 3년이 가능성을 증명하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 3년은 더 큰 성장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김태우 하나자산운용 사장(사진)은 2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하나자산운용 출범 3주년 기념’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UBS와의 합작 체제를 마무리한 이후 상장지수펀드(ETF)와 타깃데이트펀드(TDF)를 앞세워 회사의 체질을 바꿨다는 얘기다.

하나자산운용은 2023년 10월 하나증권이 스위스 UBS 보유 지분 51%를 인수하면서 하나증권의 100% 자회사로 새롭게 출발했다. ETF와 연금 중심으로 자산운용업계의 경쟁 구도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하나금융그룹과의 협업을 강화하기 위한 전환이었다.

김 사장은 “3년 전 선발 대형사에 비해 한참 늦은 출발선상에 서 있었다”며 “직원들과 모든 것을 바꾸면서 새롭게 회사를 꾸렸다”고 돌아봤다. 조직과 인사제도, 업무환경을 정비하고 성과와 역량 중심의 문화를 만드는 데 힘을 쏟았다는 설명이다.

핵심 승부처는 ETF와 연금이었다. 출범 당시 3500억원이던 ETF 순자산은 올해 9월 말 4조5403억원으로 약 13배가 됐다. 상품 수도 4개에서 27개로 늘었다. ETF 브랜드를 ‘KTOP’에서 ‘1Q(원큐)’로 바꾸고 투자자의 수요를 겨냥한 상품을 확대했다.

채권 중심의 상품 구성에서 테마형 주식 ETF로 투자 영역도 넓혔다. 지난해 샤오미밸류체인액티브에 이어 미국우주항공테크를 출시했고 최근에는 미국메디컬AI 등 AI가 직접적으로 적용되는 분야로 상품군을 확장했다. 대형 운용사와 같은 상품을 내놓기보다 새로운 투자 주제를 발굴해 후발주자의 입지를 넓히는 전략이다.

김 사장은 “남들보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시장 변화를 한발 앞서 파악하면서 손님들이 진짜 필요로 하는 혁신적인 상품을 빠르게 선보였다”며 “TDF와 ETF를 포함해 좋은 성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퇴직연금시장에서는 ‘하나더넥스트 TDF’를 성장축으로 삼았다. 하나자산운용이 선보인 이 TDF는 운용 규모가 4848억원 규모로 불어났다. 김 사장은 2030년까지 TDF 시장에서 국내 상위 5위 안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장기 자금을 운용하는 연금시장에서 상품 경쟁력과 운용 성과를 함께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주식형 순자산도 5조5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채권형 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는 기존 사업 기반으로서 성장을 뒷받침했다. 하나금융과 일본 스미트러스트의 협력 10주년을 맞아 펀드패스포트 제도를 활용한 해외 판매 등 사업 확장도 진행하고 있다.

김 사장은 회사가 성장한 배경으로 판매사와 그룹 계열사의 지원을 꼽았다. 그는 “상품과 운용철학을 믿고 추천해준 판매사, 자금을 맡겨준 동반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많이 준비되지 않았을 때 하나은행과 하나증권 관계자들이 하나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헌신적으로 도와줬다”고 말했다.

하나은행·하나증권의 판매·자산관리 기반과 운용사의 상품 역량을 연결하는 것이 향후 성장의 과제다. 김 사장은 “지난 3년 동안 회사의 완전한 체질 개선을 이뤘다”며 "ETF에서 넓힌 고객 접점을 연금과 장기 자산관리로 확장해 경쟁력 있는 운용사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