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체코 원전 협상 일방 종료"…대우건설, 결국 산업부에 'SOS'
"공사비 깎고 손실 감수한 수정안 냈는데...
한수원이 30여분 만에 결렬 통보" 주장도
한수원 "추가요구 1조원 넘어 이견"…내년 새 시공사 선정 추진
한수원이 30여분 만에 결렬 통보" 주장도
한수원 "추가요구 1조원 넘어 이견"…내년 새 시공사 선정 추진
대우건설은 2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달 30일 EPC(설계·조달·시공) 원청사인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건설계약 협상 종료 공문을 접수했다"며 "일방적인 종료 절차에 심각한 유감을 표하며, 사업 정상화를 위해 산업통상부 중재를 통한 재협상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두산에너빌리티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두코바니 원전 시공을 맡아 왔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컨소시엄은 지난달 29일 오전 공사비 총액을 낮추고 물량 증가분도 일부 수용해 수천억원의 손실을 감수하는 수정 제안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제출 30여분 만에 별다른 검토 없이 한수원의 결렬이 선언됐고, 회사는 이를 언론 보도로 접했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의 조건이 협상 막바지인 지난달 7일 제시됐고, 충분한 검토 시간을 요청했는데도 종료 절차가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양측이 맞선 핵심 쟁점은 상세설계 단계에서 늘어난 공사 물량과 추가 역무의 비용 부담 주체다. 대우건설은 "설계를 맡지 않은 시공사가 대폭 늘어난 시공 물량을 공사비 변동 없이 받아들이고, 입찰 이후 추가된 역무까지 비용 조정 없이 떠안아야 하는 구조"라고 반박했다. 세계 최초로 유럽에 짓는 한국형 원전 APR1000의 신시장 리스크까지 시공사가 온전히 지게 된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8년간 팀코리아로 입찰·수주·인허가에 참여해온 시공사를 일방적으로 배제하고 협약 해지를 추진하면 법적 분쟁 소지가 크다는 법조계 의견이 많다”고 덧붙였다.
산업통상부는 이날 장·차관 주도의 비상관리체제를 가동하고 '온 타임, 온 버짓(On Time, On Budget)'이라는 한국 원전의 신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이에 대해 "내년 초 재입찰을 하더라도 동일한 리스크를 감내할 건설사를 찾기 쉽지 않고, 유찰될 경우 전체 일정 지연으로 원전 수출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며 산업통상부가 직접 협상 과정을 점검하고 컨소시엄의 최종 제시안을 검토해 재협상을 중재해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한수원은 협상 종료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한수원은 지난달 29일 "주요 계약조건에 대한 양측의 이견에 따른 것으로, 실무협상과 이견조정위원회·경영진 협상을 거쳤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지난달 7일 공사비를 10% 증액하는 양보안을 제시했지만 대우건설 측의 추가 공사비 요구가 1조원을 넘어섰다"며 재협상 요구를 일축했다. 체코 발주사가 총액 발주 계약을 요구한 만큼 총액 확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한수원은 기존 공동협력협약 종료 절차에 착수하는 동시에 신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준비에 들어갔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