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인재포럼 2026’ 둘째 날인 5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이상욱 한양대 철학과 교수(오른쪽)가  ‘안전한 동행을 위한 AI 교육 윤리’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천현득 서울대 과학학과 교수, 변순용 서울교대 평생교육원 원장, 문정욱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인공지능정책연구실 실장. 김범준 기자
‘글로벌인재포럼 2026’ 둘째 날인 5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이상욱 한양대 철학과 교수(오른쪽)가 ‘안전한 동행을 위한 AI 교육 윤리’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천현득 서울대 과학학과 교수, 변순용 서울교대 평생교육원 원장, 문정욱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인공지능정책연구실 실장. 김범준 기자
인공지능(AI)이 교육 현장에 빠르게 확산하면서 활용 능력뿐 아니라 윤리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청소년이 AI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도록 지도하는 동시에 기술 개발자에 대한 교육을 대학에서부터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5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6’에서 ‘안전한 동행을 위한 AI 교육 윤리’ 세션 발표에서 연사들은 선제적인 AI 윤리 교육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세션은 이상욱 한양대 철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고 천현득 서울대 과학학과 교수, 변순용 서울교대 평생교육원 원장, 문정욱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인공지능정책연구실 실장이 각각 발표와 토론에 참여했다.

이 교수는 AI가 청소년에게 미치는 정서적 영향에 주목했다. 그는 “사용자의 말에 무조건 동조하는 AI에 몰입하면 사람과의 관계에서 겪는 갈등을 회피하고, AI에 과도하게 의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AI의 편리함만으로 교육적 효과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자기 통제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교육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학생들이 AI를 활용하다 보면 스스로 성장하고 배우는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학생들이 AI를 활용해 답을 찾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문제를 풀고 사고하는 역량을 기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 변화 속도를 교육이 무조건 따라가기보다 AI를 교실에 도입하기 전 충분히 숙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I 활용과 기존 학습 방식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대학 내 AI 윤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천 교수는 특히 AI를 개발할 공학도에 대한 윤리 교육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개발자가 되기 전 대학에서부터 기술이 차별적이지 않은지, 공정하고 안전한지를 살피는 태도를 길러야 한다”고 했다. 졸업 후 엔지니어가 돼 회사에 소속되면 윤리적 가치보다 효율성과 생산성이 우선순위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공대생이 AI 윤리를 배울 기회는 충분하지 않다. 천 교수의 조사 결과 국내 37개 대학 가운데 약 10곳에는 AI 윤리 관련 수업이 없었다. 관련 수업을 담당하는 교수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인문사회계 학생들의 참여가 많고, 공대생에게는 상대적으로 교육 기회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천 교수는 공학자와 인문학자가 함께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가르치는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 명의 교수가 AI 기술부터 철학·법학까지 모두 다루기는 어려운 만큼 서로의 전문성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공정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원칙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무엇이 차별인지와 이를 기술적으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까지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육 현장에서 AI를 안전하게 활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문 실장은 “공급자와 교육기관, 교수자, 학습자 각각의 역할과 오류가 발생했을 때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개발사는 교육 목적에 맞는 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하고, 학교는 AI 도입·활용 기준과 이의 제기·시정 절차를 마련하는 식이다. 문 실장은 “정부는 현장 적용 지침과 연수를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AI의 사회적·교육적 영향을 지속해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