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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빼고 다 올랐다"…프랑스 60만명 거리로 쏟아졌다
교사·철도·의료·소방까지 파업…에펠탑도 문 닫아
노조 "160만명 참여"…대선 앞둔 마크롱 정부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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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내무부는 5일(현지시간) 전국 시위 참가자를 당초 60만명 이상으로 잠정 집계했다가 57만5000명으로 수정했다. 노동총동맹(CGT)은 파리를 비롯한 207개 도시에서 157만3000명이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집계 방식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정부와 노조 모두 2023년 연금개혁 반대 시위 이후 최대 규모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이번 시위는 파리와 리옹, 마르세유, 보르도, 릴 등 전국 200여곳에서 열렸다. 앞서 세 차례 주말 시위의 정부 집계가 각각 55만명, 41만명, 32만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목요일에 열린 이번 집회는 이례적인 규모다.
시위대의 요구는 임금과 생계비에 집중됐다. 주요 노조는 공동성명에서 "모든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임금과 연금만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시간당 12.31유로인 최저임금 인상과 공공부문 인력 확충을 촉구했다.
마르세유에서 시위에 참여한 사회복지 종사자는 "한푼 한푼 세면서 사는 데 지쳤다"고 토로했다. 리옹 집회에 나온 한 와인 농장 노동자도 "일해서 먹고살 수 있고, 품위 있는 임금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파업의 여파는 일상 곳곳으로 번졌다. 에펠탑과 개선문이 임시 폐쇄됐고 루브르박물관 일부 전시실도 관람객을 받지 않았다. 열차와 파리 대중교통 운행이 줄었으며 항만과 우편, 병원, 원자력발전소 운영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교육부는 전국 고등학교 3700곳 가운데 81곳이 봉쇄됐다고 밝혔지만 학생단체는 1000곳 이상에서 수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교사의 약 16%, 전체 공무원의 9.89%가 파업에 참여했다. CGT는 철도 노동자 세 명 중 한 명이 업무를 멈췄다고 집계했다.
시위는 대부분 평화적으로 진행됐지만 파리와 리옹 등 일부 지역에서는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했다. 내무부에 따르면 448명이 체포됐고 경찰관 53명이 다쳤다. 정부는 경찰과 헌병 7만명을 비롯해 장갑차 26대와 물대포, 드론, 헬기를 배치했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는 오는 9일 노동계 및 사용자단체 대표들과 만나 임금과 생활비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교육 예산 확대, 에너지 비용 경감 방안 등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러나 정부가 시위대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기는 쉽지 않다. 경기 둔화와 막대한 국가채무 속에서 재정적자를 줄여야 하는 데다 의회마저 분열돼 있기 때문이다. 임금과 복지 지출을 늘리면 재정 건전성이 더 나빠지고, 긴축을 고수하면 민생고에 대한 분노가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프랑스 대선이 반년도 남지 않은 가운데 고물가 시위가 장기화하면 이번 사태는 단순한 임금 투쟁을 넘어 정권 심판론으로 번질 수 있다. 정부가 당장 풀어야 할 문제는 시위대 숫자가 아니라 "일해도 생활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시민들의 체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