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비용 부담으로 전기화 추진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녹색전환’의 핵심 과제인 전기화를 가속화하기 위해선 주요국처럼 인센티브로 전력 조달 비용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8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매출 기준 상위 1000대 기업 중 307개사를 대상으로 한 ‘기업의 전기화 현황과 정책과제 조사’에 따르면 전기화를 추진 중인 기업은 31.9%에 불과했다. 추진 계획이 없는 기업은 62.9%였다. 전기화란 석탄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설비와 공정을 전기 기반으로 전환하는 것을 뜻한다.

기업이 부담을 느끼는 이유로는 높은 초기 투자비(84.0%·복수 응답), 높은 운영비(56.2%), 정책 불확실성(18.5%) 등이 꼽혔다.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는 전력 조달 비용 부담을 줄이는 인센티브(66.1%)를 선택했다. 이어 요금·시장 제도 개선(61.9%), 에너지 정책 예측 가능성 제고(45.0%) 순이었다.

정연제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주요국과 같이 정부 기금을 활용해 전기화를 돕는 지원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일부 주와 전력회사에서 재생에너지 사용 기업에 낮은 전기요금을 적용하는 등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독일은 녹색투자를 전제로 전기요금 차액을 보조하고, 일본은 에너지 효율 요건을 충족한 기업에 재생에너지 사용 부과금을 감면해준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