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미래 항공모빌리티 분야 협력 강화할 것"…기술 개발·연구서도 협력 확장

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와 KT가 6세대 이동통신(6G) 자율주행 기술과 위성통신 기반 AAM(미래 항공 모빌리티) 통신망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7천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7일 KT의 주식 1천201만1천143주를 약 4천456억원에 추가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주식 취득 후 지분율은 4.7%다.

현대모비스도 주식 809만4천466주를 약 3천3억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지분율은 3.1%로 높아진다.

이에 상응해 KT는 현대차 주식 221만6천983주를 약 4천456억원에, 현대모비스 주식 138만3천893주를 약 3천3억원에 각각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취득 후 지분율은 1.04%, 1.46%로 상승한다.

현대차그룹이 7천459억원 상당의 KT 지분을, KT는 같은 액수의 현대차 계열사 지분을 매입하기로 한 것이다.

현대차그룹-KT, 7천500억원 규모 지분 맞교환…모빌리티서 동맹(종합)
KT는 이번 현대차그룹과의 협력이 자사의 '디지코'(DIGICO·디지털 플랫폼업) 전환'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면서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차량 통신과 도심항공교통(UAM) 등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KT는 "현대차그룹과 함께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한다"며 "MECA(모빌리티 서비스·전동화·커넥티드카·자율주행) 실현 기반인 '커넥티비티'(연결성) 분야 차량 기술 고도화 추진에 중점적으로 협력하기로 뜻을 함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3사는 지분 맞교환뿐 아니라 기술 개발·연구에서도 협력의 고리를 더 강하게 조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KT와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차량에 최적화한 6G 통신 규격을 공동 개발하기 위해 실증사업과 선행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 UAM의 상위 개념인 AAM 통신 인프라 구축을 위해 KT는 통신위성과 연계한 관제·통신망을 구축하고, 현대차그룹은 기체 개발과 수직이착륙장 건설을 맡는다.

전국 각지의 KT 유휴 공간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기자동차(EV) 충전 인프라는 확대하는 등 사업 제휴 영역도 확장하기로 했다.

KT가 보유한 콘텐츠를 활용해 스트리밍 등 커넥티드카에 맞는 새로운 서비스 개발도 검토하기로 했다.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분야 신사업도 발굴한다.

현대차그룹-KT, 7천500억원 규모 지분 맞교환…모빌리티서 동맹(종합)
정보통신기술(ICT) 개발 협력을 위해 미래기술펀드 운영을 검토하고 보안 통신 모듈 분야에서도 기술 협업에 나선다고 예고했다.

KT의 미래형 신사옥 등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셔틀 실증 운행 사업도 진행한다.

KT는 이번 지분 교환이 고품질 통신망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커넥티비티 기술 확보를 위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각국 통신 사업자 간 이뤄지는 세계적 추세에 동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AT&T와 제너럴모터스(GM), 일본 NTT와 도요타, 중국 차이나텔레콤과 베이징자동차그룹, 독일 도이치텔레콤과 아우디 등이 이 같은 전략적 지분 교환을 진행한 바 있다고 KT는 덧붙였다.

KT로서는 이번 제휴를 통해 비(非)통신 분야 저변을 더욱 확대하게 됐다.

실제로 KT는 올해 1월 신한금융지주와 4천375억원 규모 지분 교환을 단행하고, 올해 3월 CJ E&M으로부터 KT스튜디오지니에 1천억원을 투자받는 등 공격적으로 타사와 협력에 나서고 있다.

이번 협력을 통해 금융·미디어 외에도 모빌리티 분야에서 디지코 입지를 갖추게 됐다고 KT는 설명했다.

이전 협력 사례와 마찬가지로 이번 협력에서도 양측은 미래 신사업과 선행연구를 위한 '사업협력위원회'(가칭)를 구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7월에는 SK텔레콤과 하나금융이 4천억원대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고 ICT와 금융 관련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바 있다.

사업 분야는 다르지만 통신을 연결고리로 삼아 이종 업종 간 전략적 협력에 나선 또 다른 사례다.

KT 관계자는 "디지코 사업영역의 확장을 위해 현대차그룹과 전방위적인 협력을 추진하게 됐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현대차그룹과 함께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리딩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글로벌 테크컴퍼니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양 그룹 보유 역량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미래 전기차(EV) 커넥티드카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걸친 고객 경험 혁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