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비 대적할 유일한 車"…출시 전인데 벌써 난리 난 이유 [최수진의 나우앤카]
"이건 콘셉트카일까요, 아니면 양산형일까요."

지난해 12월27일 기아의 인도 법인 트위터에 EV9 관련 14초 분량 티저가 공개됐다. 이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영상에 나온 차량이 콘셉트카인지, 양산형 차인지를 두고 논쟁이 붙었다. 일각에서는 기아가 처음으로 EV9의 양산형 디자인을 공개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20일 기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아 인도법인 트위터에 올라온 영상은 양산형 차량 티저가 아니다. 기아 관계자는 해당 영상에 등장한 차량에 대해 "콘셉트카"라고 설명했다. 영상에 나온 차량은 2021년 처음 공개된 EV9 콘셉트카와 똑같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29일 처음 공개돼 화제를 모았던 기아 인도법인 트위터 영상./사진=기아 인도법인 트위터 캡처
지난해 12월 29일 처음 공개돼 화제를 모았던 기아 인도법인 트위터 영상./사진=기아 인도법인 트위터 캡처

출시 전부터 '반향'…국내외 화제 중심

짧은 영상에도 이 정도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은 그만큼 EV9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뜻이다. EV9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화제의 중심에 섰다. 영국 자동차 전문지 '왓 카'(What Car?)는 EV9을 '올해 가장 기대되는 차'로 선정했다. 올 초에는 미국 '2022 굿디자인 어워드'도 받았했다.

EV9은 기아의 전기차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6를 이은 두 번째 전기차 모델로, 준대형 SUV다. 현대차그룹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다. EV9은 위장막을 쓴 채 지난해 8월 남양연구소 종합주행시험장에서 최종 주행 테스트를 진행했고, 올 1분기에 공개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공개 시점이 올해 4월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The 2023 모하비
The 2023 모하비

기아 준대형 SUV 모하비 대체할까

업계는 EV9이 기아의 대형 SUV 모하비를 대체할 유력한 전기차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동화가 대세인 상황에서 내연기관 자동차인 모하비의 자리를 전기차인 EV9이 채울 것이란 분석이다.

일단 크기는 모하비보다 길고 높다. EV9의 전장은 5010㎜, 휠베이스는 3100㎜다. 모하비(전장 4930㎜·휠베이스 2895㎜)보다 차체가 80㎜ 길고 휠베이스는 205㎜ 길어 실내 공간도 모하비보다 넉넉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에서만 판매되는 기아의 준대형 SUV 텔루라이드(전장 5000㎜·휠베이스 2900㎜)보다도 길고 넓다. 대형 레저용 차량(RV) 카니발의 전장 5155㎜와 맞먹는 길이다.

현재까지 공개적으로 밝혀진 스펙으로는 1회 충전 시 최장 540㎞를 주행할 수 있으며, 5분 충전으로 100㎞를 달릴 수 있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5초대다. 350㎾급 초급속 충전 시 배터리를 10~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20~30분 걸린다.

실내에는 27인치 울트라 와이드 디스플레이와 팝업 스티어링휠, 파노라마 스카이 루프 등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전기차에 어울리는 사양들이 장착될 전망이다. 또 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 HDP를 포함해 고도화된 최신 자율주행 시스템 오토 모드도 탑재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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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가격은?

제일 궁금한 점은 가격이다. 가격에 대해서 알려진 바는 전혀 없다. 여러 통로를 통해 대략 추측할 수 있는 정도다.

주우정 기아 부사장은 지난해 7월 열린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EV9은 5만 달러(약 6200만원) 후반에서 7만 달러(약 8700만원)까지 판매가 가능한 차"라며 "당사의 평균 판매가격(ASP)이 3100만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EV9을 7만 달러대에 팔게 될 경우 추가적 수익이 기대된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스티브 센터 기아 북미판매법인 최고운영책임자(CCO)는 인터뷰에서 "텔루라이드보다 비싸다"며 "EV6(4만900달러)와 스포티지(2만5990달러) 정도의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북미에서만 판매되는 텔루라이드 가격은 약 3만5690달러(약 4400만원) 정도인데, 여기에 EV6와 스포티지 가격차인 약 1만5000달러 정도를 더하면 약 5만 달러(약 6200만원) 정도가 나온다.

외신 또한 EV9 가격에 대해 다양한 추측을 내놓고 있다. 한 외신은 지난해 8월 기아의 EV9 가격에 대해 "5만5000달러(약 6800만원)에서 시작해 가장 비싼 모델이 7만5000달러(약 9300만원) 범위에서 끝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추측했다. 또 다른 외신도 "5만 달러(약 6200만원)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아는 올해 EV9 전기차를 출시, 점차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해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EV9 출시에 따른 전동화 라인업 강화와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의 브랜드 위상 강화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