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팹센터 유치戰 .. 지역경제 1조 파급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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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팹(fab) 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대학 연구소들이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다.
1나노미터(nm)는 10억분의 1m.
원자 서너 개 크기에 해당된다.
나노기술이란 바로 이 초미세 분야를 다룬다.
나노팹 센터는 나노기술을 전자와 컴퓨터 생물 유전자 공학 등과 접목시키는 연구를 담당하는 시설을 일컫는다.
과학기술부는 나노팹 센터 설립과 사후관리를 위해 올해부터 오는 2010년까지 9년 동안 모두 1천9백70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할 계획이다.
1천5백평 규모의 센터에는 나노소자공정실 특성평가실 나노소재공정실 원천기술실 생물.화학공정실 기계공작실 등의 시설이 2004년까지 연차적으로 설치될 예정이다.
센터가 들어서는 곳엔 1조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과학기술부는 지난 2월 중순 사업설명회를 개최하고 3월 사업신청서를 접수해 심의를 거쳐 이달중 사업 유치기관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이 사업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비롯해 포항공과대학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세종대학교 성균관대학교컨소시엄 충북대학교 등 쟁쟁한 연구기관과 지역을 대표하는 대학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중 지난 4월24일 서류심사에서 세종대와 충북대 2곳이 탈락했고 4곳이 현장실사 대상으로 선정돼 심사가 진행중이다.
예선을 통과한 기관들마다 최후의 승리자가 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KIST는 국내 유일의 종합 연구기관이란 점을 내세우고 있다.
대기업과 대학은 물론 나노 관련 벤처기업의 74%가 밀집해 있는 서울 및 수도권에 있는 연구원에 나노팹이 당연히 신설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KAIST는 대덕 벤처밸리와 인접한데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생명공학연구원 등 정부출연 연구소와 19개 대학, 대기업 등 모두 1백91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인근에 바이오시스템학과까지 들어설 예정이어서 나노기술과 바이오기술의 융합 효과가 크다고 주장한다.
성균관대와 부품연구원 서울대 한양대 등 4개 기관이 구성한 컨소시엄도 여러 기관의 공동 참여로 나노팹이 어느 한 기관의 전유물이 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더구나 경기도청에서 1만평의 부지와 1천억원의 건설비 및 운영비를 지원하기로 약속해 유치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포항공대는 전자 섬유산업이 발달한 대구와 구미, 철강 기계의 포항 창원 등과 삼각 벨트를 형성할 수 있어 나노기술을 실용화하기 위한 인프라가 좋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금 1천4억원과 현물 7백억원을 확보해 언제라도 사업 착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유치 신청기관의 이같은 경쟁 속에 해당 자치단체들도 센터 유치를 위해 뛰고 있다.
지연과 학연까지 동원한 로비활동을 펼치는가 하면 국회의원들까지 거들면서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영남권 5개 광역 자치단체장들은 지난달 포항 유치를 위한 대정부 건의서를 채택했다.
대전시도 대덕 연구단지와 공동으로 범시민 차원의 지원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포항공대 정윤하 교수는 "신청 기관마다 비교 우위가 있는 만큼 공정한 경쟁을 벌여 국가 산업기술 발전에 가장 효과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는 기관이 선정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희영 기자 song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