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가전시장의 '아이돌' 동국제강 컬러강판
동국제강의 컬러강판이 인도 가전제품 시장을 휩쓸고 있다. 현지 냉장고, 세탁기 등에 동국제강만이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색깔과 무늬, 질감의 컬러강판이 쓰이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3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의 프리미엄 가전용 컬러강판인 ‘앱스틸’의 올해 판매량은 작년보다 8% 늘어난 26만t으로 예상된다. 수출은 이보다 높은 13% 증가율을 기록하며 매출의 70%를 차지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국가별로는 인도가 전년 대비 30% 증가하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앱스틸이 출시된 2013년 이후 4년 만에 인도 수출물량은 올해 두 배 증가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했다.

동국제강은 인도 현지에서 냉장고, 세탁기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월풀, 하이얼 등 미국과 중국 가전회사에도 컬러강판을 공급하고 있다. 비디오콘, 고드리지 등 현지업체도 주고객사다. 특히 자주색 계열의 꽃무늬가 들어간 컬러강판(사진)은 각 회사들이 냉장고에 경쟁적으로 적용하면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플라스틱 대신 메탈 소재의 고급 백색가전제품 수요가 급증한 데다 인도 국민이 선호하는 화려한 꽃 디자인을 가장 잘 구현한 제품이어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의 인도 시장 선점 배경엔 차별화된 마케팅과 뛰어난 기술력이 바탕이 됐다. 세계 최대 컬러강판 생산능력(연산 75만t)을 갖춘 동국제강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컬러강판 디자인팀을 운영하고 있다. 인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인도 디자이너를 채용했다. 설문 조사를 통해 인도 국민이 가전제품을 가구처럼 여겨 디자인을 중시한다는 점과 와인색 등 진한 색상의 꽃무늬를 선호한다는 점도 알아냈다. 이를 바탕으로 가전회사에 먼저 디자인 콘셉트를 제안하는 등 기존 철강사와 차별화한 마케팅을 시도했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전통적인 기업 간 거래(B2B) 업종인 철강에서 처음으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의 마케팅 기법을 도입해 컬러강판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업계에서 받고 있다. 철강재는 ‘강하지만 아름답지 않다’는 고정관념을 기술로 극복했다는 설명이다. 동국제강은 작년 8월 잉크젯 프린트 강판 기술을 개발해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색깔을 컬러강판에 구현할 수 있게 됐다. 동국제강이 보유한 컬러강판 관련 특허와 실용신안은 국내외에 걸쳐 총 36건에 달한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