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치밀해진 엘리엇
2016년 10월 2차 공격은 1차 때와 또 달랐다. 삼성전자 지분 0.62%를 매입한 뒤 삼성에 네 가지 요구 조건을 내놓으면서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 일가에 대해서는 “창업주 가족의 지배 지분을 유지하는 동시에 투명한 기업구조를 만들 수 있다”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당시 엘리엇이 내건 조건은 △삼성전자의 인적 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 △30조원 특별 현금배당 △삼성전자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 △글로벌 경력을 갖춘 사외이사 세 명 추가 등 네 가지다.
첫 번째 요구는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마무리를 위해 시장에서 거론되던 지배구조 개편 방안이었다. 1차와 달리 소송 등 법적인 조치도 전혀 없었다. 당시 경제개혁연대소장이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엘리엇의 공격 전략을 두고 “진화했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시장에서는 이번 현대차그룹에 대한 엘리엇의 공격도 삼성 때보다 업그레이드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두 차례 삼성 공격으로 엘리엇이 얻은 투자 차익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수천억원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엘리엇이 삼성전자 지분 0.62%만 그대로 보유했다고 가정해도 1년6개월여간 평가차익이 5000억원에 달한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