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탐구] 車 견적·PC 제조… '돈 쓰는 男心' 저격한 다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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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오션' 가격비교 사이트 시장서 살아남은 이 기업
네이버·다음과 경쟁서 생존
2000년대 초 'IT 붐' 타고 PC 가격 비교로 출발
어바웃·바스켓 등 대기업 경쟁서 뒤져 철수했지만
상품 후기·관련기사 묶은 콘텐츠 다변화로 생존
작년 매출 1000억 돌파
이용자 90%가 남성…10년간 연평균 26%성장
매출 절반 이상은 PC 제조 판매서 나와
생활용품·여행 등으로 가격비교 서비스 확대
네이버·다음과 경쟁서 생존
2000년대 초 'IT 붐' 타고 PC 가격 비교로 출발
어바웃·바스켓 등 대기업 경쟁서 뒤져 철수했지만
상품 후기·관련기사 묶은 콘텐츠 다변화로 생존
작년 매출 1000억 돌파
이용자 90%가 남성…10년간 연평균 26%성장
매출 절반 이상은 PC 제조 판매서 나와
생활용품·여행 등으로 가격비교 서비스 확대
2000년대 초반. 정보기술(IT) 붐을 타고 수많은 사이트가 등장했다. 하지만 상당수가 사라졌다. 아이러브스쿨, 다모임, 라이코스, 야후코리아 등이다. 가격비교 사이트도 마찬가지다. 어바웃(이베이코리아), 바스켓(SK플래닛) 등은 시장에서 철수했다. 하지만 2000년 PC 가격비교로 출발한 다나와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창사 후 처음으로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자동차 견적 서비스, PC 제조 등으로 영역을 확장한 덕이다. ‘가격비교’라는 핵심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연관 사업 다각화가 다나와 변신의 전략이었다.
생존의 비결은 콘텐츠
2013년까지 다나와의 가장 중요한 숙제는 생존이었다. 설립 초기인 2001년 누적 방문자 수 2000만 명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곧 레드오션이 됐다. SK 등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 사이트가 속속 생겨났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나와는 이 시기를 버텨냈다. 충성도 높은 소비자들은 꾸준히 다나와를 찾았다. 가격비교 외에 관련 기사, 상품 후기를 묶어 콘텐츠로 변환한 것이 신뢰성으로 이어졌다. 다나와 사이트가 방문자 수에 비해 많은 페이지뷰를 기록한 이유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사이트인 어바웃과 바스켓, 네이버·다음 등 포털과의 경쟁에서도 살아남았다. 시장을 선점한 효과를 지키기 위해 꾸준히 연구개발에 투자한 것이 생존의 밑거름이 됐다. 어바웃과 바스켓은 2014년 1월 시장에서 철수했다.
남성 이용자 90%에서 찾은 신사업
2012년까지 다나와 연 매출은 200억원대에 머물렀다. 정체였다. 다나와 창업자 성장현 회장은 새로운 사업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신사업 후보로 두 가지가 떠올랐다. 당시 붐을 이루던 아웃도어와 자동차였다. 경영진은 “우리 고객을 중심으로 생각하자”고 방향을 잡았다. 초기부터 다나와 이용자의 90%가 남성이었다.
다나와의 출발과 관련 있다. 모태가 된 ‘다나와컴’은 1990년대 말 서울 용산전자상가 상인들이 PC통신에 올려놓은 가격 정보를 사용자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사업으로 시작했다. 남성들의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2000년대 초 다나와에서 정보를 얻어 컴퓨터를 조립하던 10, 20대 소비자들이 30, 40대가 된 것에서 기회를 찾았다. 다나와 경영진은 이들이 자동차를 구매할 나이가 됐다고 보고 자동차 비교견적 서비스를 2013년 시작했다.
신차 견적 서비스는 옵션과 할인조건, 구매방법 등을 입력하면 월 할부금과 보험료까지 미리 계산해볼 수 있다. 자동차를 파는 딜러와도 연결해준다. 견적서를 게시판에 등록하면 딜러가 이를 보고 가격과 조건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2016년 신차 견적 건수는 11만6510건으로 처음으로 10만 건을 넘겼다. 지난해는 13만986건(하루 평균 359건)으로 전년 대비 12.4% 늘었다. 올해 목표는 17만 건이다.
외형은 PC 제조업으로 키워
PC부문 강점을 살려 다나와는 2013년 아예 PC 제조업에 진출했다. ‘컴퓨터 관련 정보는 다나와에서 검색하면 된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에 기반한 신사업이었다. 2017년 초에는 중소형 PC 제조업체 늑대와여우컴퓨터를 인수했다. 자동차 비교견적 서비스 등이 수익성에 기여했다면 PC 제조는 성장의 길을 열어줬다.
다나와 매출(연결 기준)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26% 증가했다. 매출의 절반 이상(60.6%)은 계열사 PC제품 판매에서 나온다. 공공기관과 기업을 대상으로 PC를 제조·판매하는 계열사인 다나와컴퓨터와 늑대와여우컴퓨터가 지난해 기록한 매출은 652억원에 달했다.
핵심 경쟁력을 무기로 사업을 확장하는 다나와의 전략은 지금도 실행 중이다. 작년에는 가격비교 서비스를 중고차와 여행 분야까지 확장했다. 장기적으로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비교할 수 있는 ‘가격의 허브’로 성장하는 게 목표다.
회사 관계자는 “일본의 ‘가가쿠(가격)닷컴’은 PC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시작해 숙박, 음식점, 여행, 사진, 외환거래 등 다양한 서비스 연계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2013년까지 다나와의 가장 중요한 숙제는 생존이었다. 설립 초기인 2001년 누적 방문자 수 2000만 명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곧 레드오션이 됐다. SK 등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 사이트가 속속 생겨났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나와는 이 시기를 버텨냈다. 충성도 높은 소비자들은 꾸준히 다나와를 찾았다. 가격비교 외에 관련 기사, 상품 후기를 묶어 콘텐츠로 변환한 것이 신뢰성으로 이어졌다. 다나와 사이트가 방문자 수에 비해 많은 페이지뷰를 기록한 이유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사이트인 어바웃과 바스켓, 네이버·다음 등 포털과의 경쟁에서도 살아남았다. 시장을 선점한 효과를 지키기 위해 꾸준히 연구개발에 투자한 것이 생존의 밑거름이 됐다. 어바웃과 바스켓은 2014년 1월 시장에서 철수했다.
남성 이용자 90%에서 찾은 신사업
2012년까지 다나와 연 매출은 200억원대에 머물렀다. 정체였다. 다나와 창업자 성장현 회장은 새로운 사업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신사업 후보로 두 가지가 떠올랐다. 당시 붐을 이루던 아웃도어와 자동차였다. 경영진은 “우리 고객을 중심으로 생각하자”고 방향을 잡았다. 초기부터 다나와 이용자의 90%가 남성이었다.
다나와의 출발과 관련 있다. 모태가 된 ‘다나와컴’은 1990년대 말 서울 용산전자상가 상인들이 PC통신에 올려놓은 가격 정보를 사용자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사업으로 시작했다. 남성들의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2000년대 초 다나와에서 정보를 얻어 컴퓨터를 조립하던 10, 20대 소비자들이 30, 40대가 된 것에서 기회를 찾았다. 다나와 경영진은 이들이 자동차를 구매할 나이가 됐다고 보고 자동차 비교견적 서비스를 2013년 시작했다.
신차 견적 서비스는 옵션과 할인조건, 구매방법 등을 입력하면 월 할부금과 보험료까지 미리 계산해볼 수 있다. 자동차를 파는 딜러와도 연결해준다. 견적서를 게시판에 등록하면 딜러가 이를 보고 가격과 조건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2016년 신차 견적 건수는 11만6510건으로 처음으로 10만 건을 넘겼다. 지난해는 13만986건(하루 평균 359건)으로 전년 대비 12.4% 늘었다. 올해 목표는 17만 건이다.
외형은 PC 제조업으로 키워
PC부문 강점을 살려 다나와는 2013년 아예 PC 제조업에 진출했다. ‘컴퓨터 관련 정보는 다나와에서 검색하면 된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에 기반한 신사업이었다. 2017년 초에는 중소형 PC 제조업체 늑대와여우컴퓨터를 인수했다. 자동차 비교견적 서비스 등이 수익성에 기여했다면 PC 제조는 성장의 길을 열어줬다.
다나와 매출(연결 기준)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26% 증가했다. 매출의 절반 이상(60.6%)은 계열사 PC제품 판매에서 나온다. 공공기관과 기업을 대상으로 PC를 제조·판매하는 계열사인 다나와컴퓨터와 늑대와여우컴퓨터가 지난해 기록한 매출은 652억원에 달했다.
핵심 경쟁력을 무기로 사업을 확장하는 다나와의 전략은 지금도 실행 중이다. 작년에는 가격비교 서비스를 중고차와 여행 분야까지 확장했다. 장기적으로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비교할 수 있는 ‘가격의 허브’로 성장하는 게 목표다.
회사 관계자는 “일본의 ‘가가쿠(가격)닷컴’은 PC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시작해 숙박, 음식점, 여행, 사진, 외환거래 등 다양한 서비스 연계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