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커피'를 찾은 사람들… 청춘들에게 '소확행' 향기를 뿌리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경 주최 '2018 청춘 커피 페스티벌'
이태원 맥심플랜트서 열려
토크쇼 열고 강연·공연
휴일 오후 커피의 향기 즐겨
10월 20일 롯데월드타워서
대규모 커피 문화축제
이태원 맥심플랜트서 열려
토크쇼 열고 강연·공연
휴일 오후 커피의 향기 즐겨
10월 20일 롯데월드타워서
대규모 커피 문화축제
‘6월의 소확행(小確幸)’을 주제로 17일 서울 이태원 맥심플랜트에서 열린 ‘2018 청춘 커피 페스티벌’에는 커피를 사랑하는 약 100명의 사람이 모였다. 일요일 오후를 커피와 함께 즐기려는 사람들이 커피 시음회, 커피에 관한 강연, 공연을 함께 즐겼다.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한 청춘 커피 페스티벌은 ‘커피로 만드는 일상의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을 주제로 청년들을 위로하고 휴식을 주자는 취지로 마련된 대한민국 유일의 커피 문화 행사다. 오는 10월20~21일 본행사를 앞두고 동서식품의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인 맥심플랜트에서 소규모 초청행사를 열었다.
내가 마시는 커피, 어디서 왔을까
이날 페스티벌에서는 커피에 관한 진지하고 심도 깊은 이야기가 오갔다. 동서식품의 브랜드체험 사업부에서 일하는 한상혁 씨가 오전 10시 ‘커핑 클래스’로 축제의 문을 열었다. 전 세계 커피 재배 국가와 커피 시장 현황, 스페셜티 커피 등에 대해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가 “커피 원두의 등급을 감별하는 직업인 큐그레이더가 가장 많은 나라가 어디겠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관객들은 ‘이탈리아’나 ‘남미’라는 답을 내놨다. 한씨는 “전 세계 큐그레이더가 4000명인데 그중 절반이 한국인”이라며 “큐그레이더 3명이 80점을 주면 스페셜티 원두로 인증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스페셜티 원두를 인증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에티오피아 원두를 핸드드립으로 내린 커피, 자체 블렌딩한 에스프레소 시음도 진행했다.
뉴욕 ‘띵크커피’의 바리스타 출신이자 싱어송라이터인 데이브 벡은 “커피를 대하는 많은 방법 중 ‘내가 마시는 커피가 누구로부터, 어디에서 왔는지 궁금증을 갖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바리스타가) 커피를 빨리 만드는 것도 고민이지만, 커피의 고향과 기원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커피, 그 소소한 행복에 관하여
소확행이란 주제와 어울리는 패널들이 무대를 채웠다. 홈카페 전문가이자 《오늘은 집에서 카페처럼》의 저자 박현선 씨(오른쪽 사진)는 “10평짜리 오피스텔에 살며 1평짜리 작업실에서 음료를 만들던 취미가 푸드 마케터로서의 길을 열어줬다”며 “집에서도 맛있는 음료를 즐기고, 더 행복해지는 방법을 여러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스크림과 에어프레소(손으로 쉽게 에스프레소를 내릴 수 있는 기구)를 활용해 ‘서머라테’를, 인스턴트 커피 ‘카누’를 진하게 녹여 카페라테를 만들었다. 관객 이다혜 씨(23)는 “커피 이론과 실습, 공연까지 즐길 수 있어서 알찬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커피 트럭을 몰고 전국을 5년간 여행한 커피여행자 이담 작가와 월간커피 정성희 팀장은 김보라 한경 기자의 진행으로 ‘커피와 소확행’에 대한 토크쇼를 했다. 이 작가는 “인생 커피는 군대에서 마신 자판기 커피일 수도 있고, 좋아하는 여학생을 기다리며 마신 옛날 그 커피일 수도 있다”며 “매일 마시는 커피 한 잔을 내 인생 커피를 찾는 과정으로 생각한다면 그 자체로 확실한 행복”이라고 했다. 전국의 카페와 바리스타에 대해 글을 쓰는 정 팀장은 “매일 오후 3시쯤 사무실 한편에서 동료들과 맛있는 커피를 내려 디저트와 함께 마시는 시간이 ‘인생 커피’를 만드는 시간”이라며 “스웨덴에서 피카(FIKA)라고 하는 오후의 휴식이 커피를 즐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주말 오후와 어울리는 음악 향연
하이라이트는 콘서트였다. 독학파 피아니스트이자 바리스타인 문용 씨는 ‘낭만 2악장’ ‘착한 뱀파이어의 눈물’ 등 자신의 2집 앨범에 수록된 곡을 들려줬다. 경쾌한 리듬의 신곡 ‘라 퀴진’도 공개했다. 그는 “20대에는 꿈만 좇거나 현실에 부딪치는 시간을 보냈고, 이제 그 둘의 균형점을 찾게 된 것 같다”며 “음악이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아 8년 만에 앨범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꿈을 따라가는 길이 힘들 때마다 커피가 큰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뉴욕에서 한국으로 거처를 옮겨 바리스타와 작곡가, 가수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 벡은 ‘부산’ ‘옥상’ 등 한국 생활이 준 영감으로 작곡한 곡을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평창동계올림픽의 한국 여자 컬링팀 경기를 관람하며 만든 곡 ‘영미’는 관객들이 후렴구를 웃으며 따라 부르는 등 호응을 얻었다.
관객들은 커피를 좋아한다는 모녀, 버스로 서울까지 서너 시간을 달려왔다는 50대 부부, 초등학생 아이와 함께 레시피를 배우러 온 주부, 커피에 막 입문한 20대 초반의 대학생까지 다양했다.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는 20대 박성빈 씨는 “카페는 공부를 하거나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러 가는 곳이었는데, 커피를 알게 되니 다르게 느껴진다”며 “제대 후에 본격적으로 커피에 관한 공부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2018 청춘 커피 페스티벌’ 본행사는 오는 10월20~21일 서울 잠실롯데월드타워와 석촌호수에서 이어진다.
김보라/안효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내가 마시는 커피, 어디서 왔을까
이날 페스티벌에서는 커피에 관한 진지하고 심도 깊은 이야기가 오갔다. 동서식품의 브랜드체험 사업부에서 일하는 한상혁 씨가 오전 10시 ‘커핑 클래스’로 축제의 문을 열었다. 전 세계 커피 재배 국가와 커피 시장 현황, 스페셜티 커피 등에 대해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가 “커피 원두의 등급을 감별하는 직업인 큐그레이더가 가장 많은 나라가 어디겠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관객들은 ‘이탈리아’나 ‘남미’라는 답을 내놨다. 한씨는 “전 세계 큐그레이더가 4000명인데 그중 절반이 한국인”이라며 “큐그레이더 3명이 80점을 주면 스페셜티 원두로 인증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스페셜티 원두를 인증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에티오피아 원두를 핸드드립으로 내린 커피, 자체 블렌딩한 에스프레소 시음도 진행했다.
뉴욕 ‘띵크커피’의 바리스타 출신이자 싱어송라이터인 데이브 벡은 “커피를 대하는 많은 방법 중 ‘내가 마시는 커피가 누구로부터, 어디에서 왔는지 궁금증을 갖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바리스타가) 커피를 빨리 만드는 것도 고민이지만, 커피의 고향과 기원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커피, 그 소소한 행복에 관하여
소확행이란 주제와 어울리는 패널들이 무대를 채웠다. 홈카페 전문가이자 《오늘은 집에서 카페처럼》의 저자 박현선 씨(오른쪽 사진)는 “10평짜리 오피스텔에 살며 1평짜리 작업실에서 음료를 만들던 취미가 푸드 마케터로서의 길을 열어줬다”며 “집에서도 맛있는 음료를 즐기고, 더 행복해지는 방법을 여러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스크림과 에어프레소(손으로 쉽게 에스프레소를 내릴 수 있는 기구)를 활용해 ‘서머라테’를, 인스턴트 커피 ‘카누’를 진하게 녹여 카페라테를 만들었다. 관객 이다혜 씨(23)는 “커피 이론과 실습, 공연까지 즐길 수 있어서 알찬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커피 트럭을 몰고 전국을 5년간 여행한 커피여행자 이담 작가와 월간커피 정성희 팀장은 김보라 한경 기자의 진행으로 ‘커피와 소확행’에 대한 토크쇼를 했다. 이 작가는 “인생 커피는 군대에서 마신 자판기 커피일 수도 있고, 좋아하는 여학생을 기다리며 마신 옛날 그 커피일 수도 있다”며 “매일 마시는 커피 한 잔을 내 인생 커피를 찾는 과정으로 생각한다면 그 자체로 확실한 행복”이라고 했다. 전국의 카페와 바리스타에 대해 글을 쓰는 정 팀장은 “매일 오후 3시쯤 사무실 한편에서 동료들과 맛있는 커피를 내려 디저트와 함께 마시는 시간이 ‘인생 커피’를 만드는 시간”이라며 “스웨덴에서 피카(FIKA)라고 하는 오후의 휴식이 커피를 즐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주말 오후와 어울리는 음악 향연
하이라이트는 콘서트였다. 독학파 피아니스트이자 바리스타인 문용 씨는 ‘낭만 2악장’ ‘착한 뱀파이어의 눈물’ 등 자신의 2집 앨범에 수록된 곡을 들려줬다. 경쾌한 리듬의 신곡 ‘라 퀴진’도 공개했다. 그는 “20대에는 꿈만 좇거나 현실에 부딪치는 시간을 보냈고, 이제 그 둘의 균형점을 찾게 된 것 같다”며 “음악이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아 8년 만에 앨범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꿈을 따라가는 길이 힘들 때마다 커피가 큰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뉴욕에서 한국으로 거처를 옮겨 바리스타와 작곡가, 가수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 벡은 ‘부산’ ‘옥상’ 등 한국 생활이 준 영감으로 작곡한 곡을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평창동계올림픽의 한국 여자 컬링팀 경기를 관람하며 만든 곡 ‘영미’는 관객들이 후렴구를 웃으며 따라 부르는 등 호응을 얻었다.
관객들은 커피를 좋아한다는 모녀, 버스로 서울까지 서너 시간을 달려왔다는 50대 부부, 초등학생 아이와 함께 레시피를 배우러 온 주부, 커피에 막 입문한 20대 초반의 대학생까지 다양했다.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는 20대 박성빈 씨는 “카페는 공부를 하거나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러 가는 곳이었는데, 커피를 알게 되니 다르게 느껴진다”며 “제대 후에 본격적으로 커피에 관한 공부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2018 청춘 커피 페스티벌’ 본행사는 오는 10월20~21일 서울 잠실롯데월드타워와 석촌호수에서 이어진다.
김보라/안효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