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 분석, 10대 기업 매출은 GDP 44%로 미국 4배 수준

국내 10대 기업의 매출액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규모의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한민국 양대 브랜드'로 꼽히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매출 합계는 GDP의 5분의 1 수준에 달했으며, 이런 대기업 편중 현상은 최근 몇 년 사이에 더 심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5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매출 상위 10대 기업의 매출액 합계는 6천778억달러로, GDP(1조5천308억달러) 규모와 비교했을 때 44.2%에 달했다.

일본 10대 기업의 매출은 GDP(4조8천721억달러)의 24.6%인 1조1천977억달러였고, 미국의 경우 10대 기업 매출이 2조2천944억달러로 GDP(19조3천906억달러)의 11.8%에 그쳤다.

특히 우리나라 10대 기업의 GDP 대비 매출 규모는 2015년 41.5%에서 2년 만에 2.8%포인트나 올랐다.

같은 기간 미국은 11.8%로 같았고 일본은 25.1%에서 24.6%로 소폭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경제의 대기업 편중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CEO스코어는 지적했다.

국내 10대 기업 가운데서도 삼성전자의 위상이 독보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이 2천242억달러로 GDP 대비 14.6%에 달했다.

미국 1위인 월마트(5천3억달러·2.6%), 일본 1위인 도요타 자동차(2천767억달러·5.7%)와 비교하면 절대 액수는 적지만 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어 현대차가 지난해 매출 902억달러(GDP 대비 5.9%)로 2위에 올랐고, LG전자(575억달러·3.8%)와 포스코(568억달러·3.7%), 한국전력공사(560억달러·3.7%) 등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 기아차(501억달러·3.3%), 한화(472억달러·3.1%), 현대모비스(329억달러·2.1%), 삼성디스플레이(321억달러·2.1%), 하나은행(309억달러·2.0%) 등이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매출 상위 10대 기업을 그룹별로 보면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계열이 3개로 가장 많았고,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2개로 나타났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매출액과 국가 GDP는 산출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 비교 대상은 아니지만 우리 경제의 대기업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을 보여주는 분석 결과"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현대차 매출 합치면 GDP 20%… "대기업 의존 심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