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억 육박 독서실 시장…프리미엄 전략으로 '조용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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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독서실 지난 3년간 1100곳 늘어…카페+독서실 융합된 형태로 성장
고급인테리어에 먹거리, 교육 콘텐츠 제공…가격 비싸다는 지적도
고급인테리어에 먹거리, 교육 콘텐츠 제공…가격 비싸다는 지적도
사양산업으로 인식되던 독서실 시장이 고급화 바람에 힘입어 규모가 커지고 있다. 경제력을 갖춘 소비자들이 공부에 몰두하기보단 혼자 만의 공간에서 가벼운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 몰리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11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운영 중인 독서실은 전년 대비 11% 늘어난 5500여 개로 집계됐다. 2015년 4400여 개였던 독서실은 3년동안 26% 증가했다. 프리미엄 독서실이 1100곳에 달해 전체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서울에만 프리미엄 독서실이 약 300여개가 있다.
업계에선 독서실 시장 규모를 8000억원 이상으로 추산한다. 시장이 커지자 프리미엄 독서실 창업이 유망 창업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이를 입증하듯 지난달 23일부터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개최된 '제51회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에는 프리미엄 독서실 브랜드가 대거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프리미엄 독서실은 강남, 판교, 세종 등 교육과 스타트업, 사무실이 동시에 발달한 지역 위주로 전국에 확산하는 추세다.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하려는 수험생과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직장인 수요까지 독서실 이용층이 확대되서다.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높은 수준의 편의시설을 제공하기 때문에 일반 독서실보다 이용 가격이 2배 이상 높다. 하지만 강남의 경우 프리미엄 독서실은 항상 만실일 정도로 자리를 구하는 게 쉽지 않다.
판교에서 프리미엄 독서실을 운영하고 있는 한 점주는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이 대거 프리미엄 독서실로 유입되면서 시장이 커졌다"며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도 있지만 조용히 책을 보거나 자기계발을 하려는 직장인들이 카페 대신 독서실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독서실이라는 개념이 처음 들어온 게 1960년인데 지난 50년간 발전이 없다가 2010년도 이후부터 변화의 조짐이 보였다"며 "프리미엄 독서실의 경쟁력은 싼 가격에 있지 않고 고급 가구와 조명, 조향 등 세련된 분위기로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데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가구당 자녀가 1명으로 줄어들면서 조금이라도 더 특별한 곳에서 공부를 시키고 싶어 하는 학부모들의 심리도 자극했다"며 "그 결과 독서실 시장은 과거 사양산업에서 이제 기회의 영역으로 탈바꿈했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독서실 브랜드 '토즈'는 2010년 오픈한 이후 전국 348개 스터디센터를 보유하면서 업계 1위에 올랐다. 토즈는 단순히 학습 공간 제공만 하지 않고 자기계발을 위한 다양한 교육 콘텐츠도 지원하고 있으며 2년간의 연구를 통해 개개인의 학습유형에 맞는 5가지 유형의 공간을 구성해 추천한다.
점유율 2위인 '작심'은 최근 250호점 지점 계약을 돌파했다. 월 이용자는 3만명을 웃도는 수준으로 추가 출점을 준비 중이다. 작심은 독서실 사업이 부동산이 아닌 콘텐츠 플랫폼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했다. 청소년 진로교육 콘텐츠 사업을 추가하면서 인테리어도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의 인테리어를 재현해 학구열을 자극했다는 평가다.
이외에도 디플레이스, 그루스터디센터, 플랜A와 같은 업체들이 성업 중이고 프랜차이즈 외에도 개인 사업자가 운영하던 독서실도 트렌드에 따라 인테리어를 고급스럽게 강화하고 있다.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이용 가격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업체마다 다르지만 일반 독서실의 한 달 이용 가격은 10만 원~12만원 정도인 반면 프리미엄 독서실의 한 달 이용가격은 평균 약 22만~25만 원(성인 기준)이고 비싼 곳은 40만~50만원에 육박한다. 매일 프리미엄 독서실을 방문하기엔 부담이 된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프리미엄 독서실 측은 커피 등 음료를 제공하고 각종 콘텐츠와 시간관리를 돕기 때문에 적정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조명과 조향, 고급 인테리어를 관리하기 위한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덧붙였다.
이정희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순수하게 고시공부만 하거나 나이가 어린 중고등학생들이 계속 이용하기엔 프리미엄 독서실의 가격이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라면서 "프리미엄 독서실의 주 소비층은 공부에 몰입해야 하는 사람들보다 자기만의 시간을 갖거나 가볍게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 편안한 공간을 찾는 직장인이 주 소비계층"라고 했다.
이 교수는 "최근 프리미엄 독서실은 카페와 독서실이 융합된 형태라고 봐야 한다"며 "시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지만 어떻게 진화하느냐에 따라서 3차 진화로 이어질 수도 있고 카페 산업에 흡수돼 사라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뉴비지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수반돼야 호황을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11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운영 중인 독서실은 전년 대비 11% 늘어난 5500여 개로 집계됐다. 2015년 4400여 개였던 독서실은 3년동안 26% 증가했다. 프리미엄 독서실이 1100곳에 달해 전체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서울에만 프리미엄 독서실이 약 300여개가 있다.
업계에선 독서실 시장 규모를 8000억원 이상으로 추산한다. 시장이 커지자 프리미엄 독서실 창업이 유망 창업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이를 입증하듯 지난달 23일부터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개최된 '제51회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에는 프리미엄 독서실 브랜드가 대거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프리미엄 독서실은 강남, 판교, 세종 등 교육과 스타트업, 사무실이 동시에 발달한 지역 위주로 전국에 확산하는 추세다.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하려는 수험생과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직장인 수요까지 독서실 이용층이 확대되서다.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높은 수준의 편의시설을 제공하기 때문에 일반 독서실보다 이용 가격이 2배 이상 높다. 하지만 강남의 경우 프리미엄 독서실은 항상 만실일 정도로 자리를 구하는 게 쉽지 않다.
판교에서 프리미엄 독서실을 운영하고 있는 한 점주는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이 대거 프리미엄 독서실로 유입되면서 시장이 커졌다"며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도 있지만 조용히 책을 보거나 자기계발을 하려는 직장인들이 카페 대신 독서실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독서실이라는 개념이 처음 들어온 게 1960년인데 지난 50년간 발전이 없다가 2010년도 이후부터 변화의 조짐이 보였다"며 "프리미엄 독서실의 경쟁력은 싼 가격에 있지 않고 고급 가구와 조명, 조향 등 세련된 분위기로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데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가구당 자녀가 1명으로 줄어들면서 조금이라도 더 특별한 곳에서 공부를 시키고 싶어 하는 학부모들의 심리도 자극했다"며 "그 결과 독서실 시장은 과거 사양산업에서 이제 기회의 영역으로 탈바꿈했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독서실 브랜드 '토즈'는 2010년 오픈한 이후 전국 348개 스터디센터를 보유하면서 업계 1위에 올랐다. 토즈는 단순히 학습 공간 제공만 하지 않고 자기계발을 위한 다양한 교육 콘텐츠도 지원하고 있으며 2년간의 연구를 통해 개개인의 학습유형에 맞는 5가지 유형의 공간을 구성해 추천한다.
점유율 2위인 '작심'은 최근 250호점 지점 계약을 돌파했다. 월 이용자는 3만명을 웃도는 수준으로 추가 출점을 준비 중이다. 작심은 독서실 사업이 부동산이 아닌 콘텐츠 플랫폼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했다. 청소년 진로교육 콘텐츠 사업을 추가하면서 인테리어도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의 인테리어를 재현해 학구열을 자극했다는 평가다.
이외에도 디플레이스, 그루스터디센터, 플랜A와 같은 업체들이 성업 중이고 프랜차이즈 외에도 개인 사업자가 운영하던 독서실도 트렌드에 따라 인테리어를 고급스럽게 강화하고 있다.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이용 가격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업체마다 다르지만 일반 독서실의 한 달 이용 가격은 10만 원~12만원 정도인 반면 프리미엄 독서실의 한 달 이용가격은 평균 약 22만~25만 원(성인 기준)이고 비싼 곳은 40만~50만원에 육박한다. 매일 프리미엄 독서실을 방문하기엔 부담이 된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프리미엄 독서실 측은 커피 등 음료를 제공하고 각종 콘텐츠와 시간관리를 돕기 때문에 적정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조명과 조향, 고급 인테리어를 관리하기 위한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덧붙였다.
이정희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순수하게 고시공부만 하거나 나이가 어린 중고등학생들이 계속 이용하기엔 프리미엄 독서실의 가격이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라면서 "프리미엄 독서실의 주 소비층은 공부에 몰입해야 하는 사람들보다 자기만의 시간을 갖거나 가볍게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 편안한 공간을 찾는 직장인이 주 소비계층"라고 했다.
이 교수는 "최근 프리미엄 독서실은 카페와 독서실이 융합된 형태라고 봐야 한다"며 "시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지만 어떻게 진화하느냐에 따라서 3차 진화로 이어질 수도 있고 카페 산업에 흡수돼 사라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뉴비지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수반돼야 호황을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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