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공장의 한 근로자가 출근 카드를 찍은 뒤 업무를 배정받고 있다.  /LS오토모티브 제공
멕시코공장의 한 근로자가 출근 카드를 찍은 뒤 업무를 배정받고 있다. /LS오토모티브 제공
지난 9일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과달루페시에 있는 LS오토모티브테크놀로지스 공장. 방진복을 입은 한 작업자가 출근 카드를 기계에 대자 그날 맡을 업무가 자동으로 부여됐다. 이 회사는 작업자를 숙련도에 따라 1~5단계로 나눠 시스템에 저장하고, 조립 라인 상황에 맞게 배치한다. 작업자에게 내려지는 일감은 서버에 저장된 각종 데이터를 조합해 산출된다. 자동화를 넘어선 ‘빅데이터 지능화 공장’ 모습이다.

LS오토모티브는 이날 준공식을 열고 연면적 4만㎡ 규모 멕시코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LS그룹 계열사인 LS엠트론과 미국계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53 대 47 비율로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다. 1973년 대성전기공업으로 문을 연 뒤 LS엠트론에 인수되면서 사명을 바꿨다.

이 회사 멕시코 공장은 스위치 모듈 등 차량 내부 제어장치와 인테리어 램프를 생산한다. 향후 잠김방지브레이크시스템(ABS)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과 전기차용 변압기 등 전장 부품으로 생산 제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LS오토모티브는 멕시코 공장을 발판 삼아 제너럴모터스(GM),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등 북미 완성차업체에 부품 공급을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여㎞ 떨어져 있는 기아자동차 페스케리아 공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업체로 고객사를 다변화하겠다는 의지다. 미국과 멕시코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일본 완성차업체와 핵심 계열 부품사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이철우 LS오토모티브 사장은 이날 준공식에서 “멕시코 공장은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전진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며 “2022년까지 멕시코 법인 매출을 2000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LS오토모티브는 멕시코 공장을 자동화 및 반자동화 라인으로 이원화해 운영하고 있다. 회로기판에 전자부품을 장착하는 등 고난도 작업이 필요한 곳엔 자동화기기를 도입해 100% 자동화 라인으로 바꿨다. 대신 단순 부품 조립라인엔 멕시코 현지의 저임금 근로자를 배치했다.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전장 부품 품질은 유지하면서도 멕시코의 저렴한 인건비를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 회사는 ‘페이퍼리스’ 공장을 지향하고 있다. 종이 대신 서버에 모든 정보를 남기면 풍부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아직 초기 단계인 빅데이터 지능화 공장은 데이터가 쌓일수록 진화할 것”이라며 “기존 공장과 비교해 생산성이 30% 이상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달루페(멕시코)=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