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양책 효과' 1분기 6.4% 성장…경기둔화 흐름 일단 멈췄다
중국 경제가 지난 1분기 시장 전망치를 넘어서는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부양책이 경기 둔화세에 일단 제동을 건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재정·통화 정책이 고성장을 견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1분기 GDP 6.4% 증가

중국 국가통계국은 17일 “지난 1분기(1~3월) 중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보다 6.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던 지난해 4분기(6.4%)와 같은 성장률이다.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치(6.3%)보다 0.1%포인트 높아 중국 경제가 호전될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연도별 성장률은 2014년 7.3%에서 2015년 6.9%, 2016년 6.7%, 2017년 6.8%로 낮아졌다. 지난해 6.6%를 기록해 1990년(3.9%) 이후 2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작년에는 분기별로도 1분기 6.8%에서 2분기 6.7%, 3분기 6.5%, 4분기 6.4%로 둔화세가 뚜렷했다. 하지만 이 같은 분기별 성장 둔화가 일단 올 1분기에 멈춘 것이다.

1분기 성장률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6~6.5%)에도 부합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작년 성장률(6.6%)보다 올해 목표치를 낮춰 잡았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 여파와 내수 침체 등의 영향으로 6%대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중국 정부의 공격적인 경기 부양책과 미·중 무역협상 타결 기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인프라 확충 사업에만 2조1500억위안(약 364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2조위안 규모의 대규모 감세 정책도 내놨다. 또 미·중 양국이 추가 관세 부과를 보류하고 협상에 들어가 무역전쟁이 끝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추세적 회복 여부는 더 두고 봐야

중국 경제가 1분기 좋은 성적을 냈지만 경기가 추세적으로 상승세를 탔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중국 경제가 성장률 6.4%라는 바닥을 치고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 못지않게 구조적인 저성장 기조를 되돌리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는 얘기다.

중국은 지난달부터 주요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3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보다 8.5% 늘어나 예상치(5.9%)를 크게 웃돌았다. 소매판매도 8.7% 증가해 예상치(8.3%)보다 높았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주 열린 통화정책위원회 회의에서 “금융시장에 유동성이 과도한 수준으로 흘러넘치지 않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은행이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면서 지급준비율, 금리 인하 등의 추가 부양책이 당분간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부채 관리 틀을 훼손해 경제 구조를 왜곡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날 ‘2019 중국 경제 조사’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의 통화 팽창, 세금 경감,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은 단기간의 부양 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경제 불균형과 자본의 부적절한 배분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OECD는 또 “중국 기업의 부채는 GDP 대비 약 160%로 다른 주요 경제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