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에 대한 경제전문가들의 평가는 냉혹했다. 청와대 정책라인과 경제부처 수장 10명에 대한 업무평가 점수는 10점 만점에 평균 4.5점이었다. 1년 전 ‘1기 경제팀(5.7점)보다 낮은 점수다. 5점 이상을 받은 사람은 두 명이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소득주도성장 일변도의 경제정책이 혁신성장으로 일부 선회하는 데 역할을 한 김동연 전 부총리(지난해 7.01점)처럼 ‘쓴소리’를 할 사람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신문이 6일 각계 경제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경제팀 10명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은 최종구 금융위원장(5.42점)이었다. 정책현실감각, 리더십, 업무수행능력, 전문성 등을 평가한 종합점수다. 5점을 넘긴 이는 최 위원장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5.01점)뿐이었다. 두 사람 모두 자신들의 전문성을 살려 규제개혁과 혁신성장 정책 등 부처 본연의 업무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종원 경제수석(4.72점)이 최 위원장과 성 장관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얻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4.64점으로 내각 경제팀 중 공동 3위를 차지했다. 교수 출신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4.63점)과 정치인 출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4.38점)이 뒤를 이었다.
냉혹해진 경제팀 평가…최종구·성윤모만 10점 만점에 5점 넘겨
청와대 정책라인에 대한 평가는 상대적으로 더 박했다. 김연명 사회수석(4.21), 김수현 정책실장(4.20점)이 4점 초반대에 그쳤다. 정태호 일자리수석은 3.90점으로 내각과 청와대 경제라인 통틀어 가장 낮은 점수를 얻었다. 경제라인 중 최고 ‘실세’로는 김수현 정책실장이 꼽혔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펴는 데 가장 영향력이 큰 사람은 누구냐’는 질문에 전문가 100명 중 40명(40%)이 김 실장을 지목했다. 1년 전 장하성 전 실장(44%)에 비해 비율이 낮아졌지만 ‘왕실장’으로 최고 파워맨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남기 부총리가 19표를 얻어 뒤를 이었고, 진보 성향 학자 그룹(14표)이 3위를 차지했다. 노영민 비서실장(9표)이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설문에 참여한 한 전문가는 “시장에서는 대통령이 핵심 참모와 진보성향 학자들의 의견을 주로 듣고 있다는 인식이 많다”고 우려했다.

■설문에 응답해주신 분들 (가나다순)

△강성진 고려대 교수 △강인수 숙명여대 교수 △권기찬 웨어펀인터내셔널 회장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강식 항공대 교수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소장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김종창 KAIST 교수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 △박은실 추계예대 교수 △손양훈 인천대 교수 △안경태 전 삼일회계법인 회장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양승함 전 연세대 명예교수 △유경준 한국기술교육대 교수 △유승환 SPC 상무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 △이경전 경희대 교수 △이만우 고려대 교수 △이우영 한국기술교육대 교수 △이인실 서강대 교수 △이정식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 △이종화 고려대 교수 △이창목 NH투자증권 본부장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정인교 인하대 교수 △정태명 성균관대 교수 △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 △채승진 연세대 교수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 △최원목 이화여대 교수 △현혜정 경희대 교수 △황영기 법무법인 세종 고문 *익명 요청한 응답자 65명은 제외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