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썰쩐] (19) "배당주 투자는 연금…진가 알고 눈이 번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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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배당주 투자지도' 저자 서승용
"배당주 투자는 연금입니다. 나의 연금 통장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배당주 투자에 접근하면 됩니다."
최근 한경닷컴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서승용 씨(사진·45)는 "연금저축이나 세액공제 등 많은 정책들이 있어도 혜택을 못 받는 사람도 많지만, 미국 배당주 투자는 누구나 연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씨는 지난달 '미국 배당주 투자지도'를 출간했다.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2005년부터 금융감독원에서 근무했다. 퇴직연금 감독업무와 개인연금펀드 심사 업무를 담당하다가 2008년 업계로 나왔다. 연금시장이 성장하는 시기였던 만큼 업으로 삼아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에서였다.
2008년 미래에셋대우에서 2011년까지 근무했고, 삼성증권에서 2011~2013년 근무하다 2013년부터 미래에셋대우로 일터를 옮겨 지난해 7월까지 근무했다. 퇴직연금 WRAP(랩) 개발은 물론 전략 기획 관리 정책 컨설팅 부문을 두루 거쳤다. 연금 시장에 기여한 공로로 2012년과 2013년 각각 금융감독원장, 금융위원장으로부터 표창도 받았다.
미래에셋대우에서 해외사업 쪽을 담당했던 게 미국 배당주의 진가를 알게 된 계기였다. 그는 눈이 번쩍뜨였다(개안했다)고 표현했다. 서씨는 "미국 금융회사 업무를 검토하면서 미국 시장을 다시 보게 됐다"며 "배당률도 상당히 높았고, 주주배당의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고 했다.
미국 배당주 유형은 다양하다. 고정배당 우선주, 배당성장주, 고배당주 등이 있다. 월 단위로 배당을 주는 기업도 있지만, 대다수 기업들이 1년에 4번 분기별로 배당한다. 주식 투자는 주가 상승에 따른 자본 이득(Capital Gain)에 집중하지만, 배당주 투자는 상대적으로 수익의 안정성이 높다는 게 매력이다.
서씨는 2016년 1000만원을 미국 배당주들에 투자해봤다. 투자했던 배당주 중 AT&T는 1년 넘게 보유했다. AT&T는 우리나라 KT나 SK텔레콤 같은 이동통신사업자다. AT&T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기준 2246억7500만달러(약 262조원) 수준이고, 연간 배당률은 5% 정도다. 30년 이상 매년 배당금을 높여왔다.
그는 "투자 당시 워너브라더스 등이 속한 타임워너를 인수하면서 AT&T 주가가 많이 떨어졌지만, 배당금이 3개월마다 들어오면서 마음은 편했다"며 "배당은 변동성을 감내할 수 있는 심리적 요인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걸 몸소 느꼈다"고 했다.
2016년 하반기부터 AT&T의 주가는 하락하기 시작했다. 그 해 10월 타임워너를 854억달러(약 97조원)에 인수한다는 소식이 주가에 영향을 줬다. 8월12일 43.28달러였던 주가는 11월4일 36.50달러까지 15.66%나 미끄러졌다. 하지만 1월과 4월, 7월, 10월에 4차례에 걸쳐 주당 0.48달러씩 배당금을 지급했다. 우리나라에도 친숙한 기업인 맥도날드 3M 코카콜라 펩시 엑손모빌도 매년 배당률을 높이는 추세다. 그는 "배당을 많이 하는 기업들의 특성은 전통 산업에 속한다는 점"이라며 "제약 소비재 등 강력한 브랜드 기반을 갖춘 기업과 에너지와 통신 등이 모두 배당성향을 높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물론 모든 미국 기업들의 배당률이 높은 건 아니다. 서씨는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와 같은 경쟁이 치열하고 투자가 많이 필요한 기술주들은 배당 대신 주가 상승으로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는 자세를 갖고 있다"고 했다.
배당주 투자는 역발상 투자와 맞물려있다고도 강조했다. 배당주의 주가가 하락하면 오히려 주식을 싸게 사서 배당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다. 워런 버핏도 위기를 이용해 코카콜라 주식을 대량 사들였다. 워런 버핏은 1987년 10월 블랙 먼데이로 불렸던 주식시장 대폭락이 발생한 이듬해 코카콜라 주식을 대량 매수, 현재 지분 9.4%를 보유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지난해 기준으로 55년 연속 배당을 실시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때 좋은 배당주의 주가가 폭락했을 때 샀다고 하면 10년이 지난 현재 원금 2~3배를 회수했고, 배당수익률(매수가격 대비 배당금 비중)이 50%까지 높아질 수 있는 주식도 있었다"고 밝혔다.
관련 주식으로는 아레스 캐피털을 들었다. 아레스 캐피털은 2008년 두 분기 연속 적자를 내면서 2007년 말 15달러였던 주가가 2009년 상반기 3달러까지 추락했다. 80%나 급락한 수준이다. 하지만 배당금은 주당 0.42달러에서 0.35달러로 17% 줄어드는 데 그쳤다. 2009년 1분기 흑자 전환하면서 다시 수익성을 회복했다.
아레스 캐피털이 급락했을 당시 주가인 3달러에 사서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다면 3가지 측면에서 수익을 거둘 수 있다.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지급된 배당금은 총 12.7달러로 원금의 3배 이상 회수되며, 3달러였던 주가는 15.58달러로 원금이 4.2배나 불어났고, 현재 배당수익률은 52%가 됐다.(2018년 4분기 배당금 0.39달러). 특히 지난해엔 JP모건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등 대형 은행지주 회사들의 배당금 인상률이 높았다. 서씨는 "작년 은행지주 회사들이 분기 배당금을 작게는 20%, 많게는 40% 인상했다"며 "금융회사 실적이 그동안 좋았고, 지난해 6월 금융당국의 스트레스 테스트가 양호하다고 나오면서 7~10월 배당률을 높였다"고 했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경기침체 등을 가정한 상황에서 금융회사들의 위기관리 능력을 미국 중앙은행(Fed)이 평가하는 프로그램이다.
◆매년 배당금 올리는 '리얼티 인컴'…"연 배당수익률 4~5%"
리츠도 눈여겨 볼 것을 추천했다. 리츠(REITs)는 부동산 투자전문 자산관리회사가 우량한 주거·비주거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고, 투자부동산의 임대수익과 자산가치 상승에 기반한 투자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 형태로 분배해주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이다.
우리나라에선 오피스 빌딩이나 상가 임대를 리츠라고 생각하지만, 미국 시장의 리츠 투자 자산은 다양하다. 송신탑 송유관 물류센터에서 유치원 국·공립사립학교 안테나 놀이동산까지 투자한다. 미국 리츠 시장은 1000조원 규모로 상장종목도 220개가 넘는다.
고배당 리츠의 배당수익률은 10% 정도다. 특히 리얼티 인컴(Realty Income)은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많은 리츠다. 리얼티 인컴은 작은 상가나 쇼핑몰을 임대해주는 리츠인데 시가총액은 20조원 이상이다. 삼성생명보다 큰 규모다.
서씨는 "리얼티 인컴은 월 배당도 하면서 매년 배당금을 늘린 지 25년이 됐다"며 "매년 배당수익률도 4~5% 정도로 꾸준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리얼티 인컴이 안정적인 배당수익률을 유지하는 비결은 경영전략 덕분이다. 서씨는 "미국 금융위기 당시 실업률은 10%까지 올라갔지만 회사의 점포임대율은 96%를 유지하고 있었다"며 "현재는 98~99% 정도며, 관련 내용은 회사 홈페이지에 사업보고서나 공시로 투명하게 공개돼 있다"고 했다. 관심을 둘 만한 리츠로는 아메리칸 타워를 추천했다. 2012년 리츠 회사로 전환한 곳으로, 안테나와 송신탑을 임대하는 사업을 한다. 시가총액은 90조원 규모다. 그는 "2012년부터 3개월마다 배당을 하면서 3개월 단위로 배당금을 지금까지 계속 인상해왔다"며 "연평균 배당금 인상률이 20%가 넘는 회사로, 배당 안정성도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최근 주가가 상승하면서 시가배당률은 1.7%로 낮아졌지만 배당 측면에서 투자 매력도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달러 가치의 안정성 측면에서도 미국 배당주 투자는 안정성이 높다고 했다. 서씨는 "프랑스와 호주 등의 배당수익률은 더 높은 편이지만 환율 측면에서 변동성이 크다"며 "주가보다 예측하기 힘든 것이 환율인 만큼, 미국은 달러 기반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판단했다.
◆"목표 수익금 설정해야…주가 하락 감내 여부도 중요"
배당주 투자에서 가장 중요시해야 할 부분은 투자자가 정한 목표 수익이라는 게 서씨의 생각이다. 주가 상승을 기반으로 한 투자가 아닌 만큼 'S&P500 지수보다 10% 더 벌겠다'는 생각보다는 1년에 얼마나 배당 수익을 확보할 것인지를 정하는 게 맞다는 것이다.
투자자 본인의 성향부터 파악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스스로 고배당주를 선호하는 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며 "역발상 투자로 주가가 크게 급락할 때도 매도하지 않고 확신을 유지할 수 있을지 경험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당주 1~2주를 소액으로 사서 지켜봐도 충분한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배당성장주는 1970년대 석유파동 걸프전과 2008년 금융위기 등 실적에 많은 변동을 줄 만한 요인이 있었지만 배당을 꾸준하게 늘려왔다.
서씨는 "배당성장주에 해당하는 존슨앤존슨 3M 알트리아의 경우 기업 이름을 지우고 배당금 흐름만 보여준다면 어느 회사일지 모를 정도로 대부분 배당 중심으로 경영전략을 펴고 있다"며 "이 기조가 지속될 지 장담할 순 없지만, 예측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배당주를 적금처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는 "처음 투자를 시작한다면 100만원을 3종목에 투자해보고 조금씩 투자금을 쌓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5~10년 장기투자 통해서 연 10~15% 배당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면 주가가 아무리 변동해도 해당 주식을 팔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배당주 투자에서 주의할 것은 세금이다. 투자자가 받는 배당금의 15%를 달러로 뗀다. 배당소득이 이자수익 등 다른 금융소득과 합산해 연 2000만원을 넘으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서씨는 배당주 투자가 노후 준비에 적합한 방법이라고 보고 있다.
"배당주 투자는 나만의 연금 통장을 만드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2억~3억원의 퇴직금이나 금융자산을 기반으로 5~10년 장기투자를 통해서 연간 배당수익률 10%를 거둘 수 있다면 1년에 2000만~3000만원 정도의 현금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국민연금 100만원과 연금보험을 받는 금액을 합쳐 한 달에 300만~400만원의 현금을 만들 수 있다면 노후 빈곤이나 파산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최근 한경닷컴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서승용 씨(사진·45)는 "연금저축이나 세액공제 등 많은 정책들이 있어도 혜택을 못 받는 사람도 많지만, 미국 배당주 투자는 누구나 연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씨는 지난달 '미국 배당주 투자지도'를 출간했다.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2005년부터 금융감독원에서 근무했다. 퇴직연금 감독업무와 개인연금펀드 심사 업무를 담당하다가 2008년 업계로 나왔다. 연금시장이 성장하는 시기였던 만큼 업으로 삼아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에서였다.
2008년 미래에셋대우에서 2011년까지 근무했고, 삼성증권에서 2011~2013년 근무하다 2013년부터 미래에셋대우로 일터를 옮겨 지난해 7월까지 근무했다. 퇴직연금 WRAP(랩) 개발은 물론 전략 기획 관리 정책 컨설팅 부문을 두루 거쳤다. 연금 시장에 기여한 공로로 2012년과 2013년 각각 금융감독원장, 금융위원장으로부터 표창도 받았다.
미래에셋대우에서 해외사업 쪽을 담당했던 게 미국 배당주의 진가를 알게 된 계기였다. 그는 눈이 번쩍뜨였다(개안했다)고 표현했다. 서씨는 "미국 금융회사 업무를 검토하면서 미국 시장을 다시 보게 됐다"며 "배당률도 상당히 높았고, 주주배당의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고 했다.
미국 배당주 유형은 다양하다. 고정배당 우선주, 배당성장주, 고배당주 등이 있다. 월 단위로 배당을 주는 기업도 있지만, 대다수 기업들이 1년에 4번 분기별로 배당한다. 주식 투자는 주가 상승에 따른 자본 이득(Capital Gain)에 집중하지만, 배당주 투자는 상대적으로 수익의 안정성이 높다는 게 매력이다.
서씨는 2016년 1000만원을 미국 배당주들에 투자해봤다. 투자했던 배당주 중 AT&T는 1년 넘게 보유했다. AT&T는 우리나라 KT나 SK텔레콤 같은 이동통신사업자다. AT&T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기준 2246억7500만달러(약 262조원) 수준이고, 연간 배당률은 5% 정도다. 30년 이상 매년 배당금을 높여왔다.
그는 "투자 당시 워너브라더스 등이 속한 타임워너를 인수하면서 AT&T 주가가 많이 떨어졌지만, 배당금이 3개월마다 들어오면서 마음은 편했다"며 "배당은 변동성을 감내할 수 있는 심리적 요인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걸 몸소 느꼈다"고 했다.
2016년 하반기부터 AT&T의 주가는 하락하기 시작했다. 그 해 10월 타임워너를 854억달러(약 97조원)에 인수한다는 소식이 주가에 영향을 줬다. 8월12일 43.28달러였던 주가는 11월4일 36.50달러까지 15.66%나 미끄러졌다. 하지만 1월과 4월, 7월, 10월에 4차례에 걸쳐 주당 0.48달러씩 배당금을 지급했다. 우리나라에도 친숙한 기업인 맥도날드 3M 코카콜라 펩시 엑손모빌도 매년 배당률을 높이는 추세다. 그는 "배당을 많이 하는 기업들의 특성은 전통 산업에 속한다는 점"이라며 "제약 소비재 등 강력한 브랜드 기반을 갖춘 기업과 에너지와 통신 등이 모두 배당성향을 높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물론 모든 미국 기업들의 배당률이 높은 건 아니다. 서씨는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와 같은 경쟁이 치열하고 투자가 많이 필요한 기술주들은 배당 대신 주가 상승으로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는 자세를 갖고 있다"고 했다.
배당주 투자는 역발상 투자와 맞물려있다고도 강조했다. 배당주의 주가가 하락하면 오히려 주식을 싸게 사서 배당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다. 워런 버핏도 위기를 이용해 코카콜라 주식을 대량 사들였다. 워런 버핏은 1987년 10월 블랙 먼데이로 불렸던 주식시장 대폭락이 발생한 이듬해 코카콜라 주식을 대량 매수, 현재 지분 9.4%를 보유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지난해 기준으로 55년 연속 배당을 실시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때 좋은 배당주의 주가가 폭락했을 때 샀다고 하면 10년이 지난 현재 원금 2~3배를 회수했고, 배당수익률(매수가격 대비 배당금 비중)이 50%까지 높아질 수 있는 주식도 있었다"고 밝혔다.
관련 주식으로는 아레스 캐피털을 들었다. 아레스 캐피털은 2008년 두 분기 연속 적자를 내면서 2007년 말 15달러였던 주가가 2009년 상반기 3달러까지 추락했다. 80%나 급락한 수준이다. 하지만 배당금은 주당 0.42달러에서 0.35달러로 17% 줄어드는 데 그쳤다. 2009년 1분기 흑자 전환하면서 다시 수익성을 회복했다.
아레스 캐피털이 급락했을 당시 주가인 3달러에 사서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다면 3가지 측면에서 수익을 거둘 수 있다.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지급된 배당금은 총 12.7달러로 원금의 3배 이상 회수되며, 3달러였던 주가는 15.58달러로 원금이 4.2배나 불어났고, 현재 배당수익률은 52%가 됐다.(2018년 4분기 배당금 0.39달러). 특히 지난해엔 JP모건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등 대형 은행지주 회사들의 배당금 인상률이 높았다. 서씨는 "작년 은행지주 회사들이 분기 배당금을 작게는 20%, 많게는 40% 인상했다"며 "금융회사 실적이 그동안 좋았고, 지난해 6월 금융당국의 스트레스 테스트가 양호하다고 나오면서 7~10월 배당률을 높였다"고 했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경기침체 등을 가정한 상황에서 금융회사들의 위기관리 능력을 미국 중앙은행(Fed)이 평가하는 프로그램이다.
◆매년 배당금 올리는 '리얼티 인컴'…"연 배당수익률 4~5%"
리츠도 눈여겨 볼 것을 추천했다. 리츠(REITs)는 부동산 투자전문 자산관리회사가 우량한 주거·비주거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고, 투자부동산의 임대수익과 자산가치 상승에 기반한 투자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 형태로 분배해주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이다.
우리나라에선 오피스 빌딩이나 상가 임대를 리츠라고 생각하지만, 미국 시장의 리츠 투자 자산은 다양하다. 송신탑 송유관 물류센터에서 유치원 국·공립사립학교 안테나 놀이동산까지 투자한다. 미국 리츠 시장은 1000조원 규모로 상장종목도 220개가 넘는다.
고배당 리츠의 배당수익률은 10% 정도다. 특히 리얼티 인컴(Realty Income)은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많은 리츠다. 리얼티 인컴은 작은 상가나 쇼핑몰을 임대해주는 리츠인데 시가총액은 20조원 이상이다. 삼성생명보다 큰 규모다.
서씨는 "리얼티 인컴은 월 배당도 하면서 매년 배당금을 늘린 지 25년이 됐다"며 "매년 배당수익률도 4~5% 정도로 꾸준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리얼티 인컴이 안정적인 배당수익률을 유지하는 비결은 경영전략 덕분이다. 서씨는 "미국 금융위기 당시 실업률은 10%까지 올라갔지만 회사의 점포임대율은 96%를 유지하고 있었다"며 "현재는 98~99% 정도며, 관련 내용은 회사 홈페이지에 사업보고서나 공시로 투명하게 공개돼 있다"고 했다. 관심을 둘 만한 리츠로는 아메리칸 타워를 추천했다. 2012년 리츠 회사로 전환한 곳으로, 안테나와 송신탑을 임대하는 사업을 한다. 시가총액은 90조원 규모다. 그는 "2012년부터 3개월마다 배당을 하면서 3개월 단위로 배당금을 지금까지 계속 인상해왔다"며 "연평균 배당금 인상률이 20%가 넘는 회사로, 배당 안정성도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최근 주가가 상승하면서 시가배당률은 1.7%로 낮아졌지만 배당 측면에서 투자 매력도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달러 가치의 안정성 측면에서도 미국 배당주 투자는 안정성이 높다고 했다. 서씨는 "프랑스와 호주 등의 배당수익률은 더 높은 편이지만 환율 측면에서 변동성이 크다"며 "주가보다 예측하기 힘든 것이 환율인 만큼, 미국은 달러 기반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판단했다.
◆"목표 수익금 설정해야…주가 하락 감내 여부도 중요"
배당주 투자에서 가장 중요시해야 할 부분은 투자자가 정한 목표 수익이라는 게 서씨의 생각이다. 주가 상승을 기반으로 한 투자가 아닌 만큼 'S&P500 지수보다 10% 더 벌겠다'는 생각보다는 1년에 얼마나 배당 수익을 확보할 것인지를 정하는 게 맞다는 것이다.
투자자 본인의 성향부터 파악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스스로 고배당주를 선호하는 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며 "역발상 투자로 주가가 크게 급락할 때도 매도하지 않고 확신을 유지할 수 있을지 경험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당주 1~2주를 소액으로 사서 지켜봐도 충분한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배당성장주는 1970년대 석유파동 걸프전과 2008년 금융위기 등 실적에 많은 변동을 줄 만한 요인이 있었지만 배당을 꾸준하게 늘려왔다.
서씨는 "배당성장주에 해당하는 존슨앤존슨 3M 알트리아의 경우 기업 이름을 지우고 배당금 흐름만 보여준다면 어느 회사일지 모를 정도로 대부분 배당 중심으로 경영전략을 펴고 있다"며 "이 기조가 지속될 지 장담할 순 없지만, 예측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배당주를 적금처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는 "처음 투자를 시작한다면 100만원을 3종목에 투자해보고 조금씩 투자금을 쌓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5~10년 장기투자 통해서 연 10~15% 배당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면 주가가 아무리 변동해도 해당 주식을 팔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배당주 투자에서 주의할 것은 세금이다. 투자자가 받는 배당금의 15%를 달러로 뗀다. 배당소득이 이자수익 등 다른 금융소득과 합산해 연 2000만원을 넘으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서씨는 배당주 투자가 노후 준비에 적합한 방법이라고 보고 있다.
"배당주 투자는 나만의 연금 통장을 만드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2억~3억원의 퇴직금이나 금융자산을 기반으로 5~10년 장기투자를 통해서 연간 배당수익률 10%를 거둘 수 있다면 1년에 2000만~3000만원 정도의 현금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국민연금 100만원과 연금보험을 받는 금액을 합쳐 한 달에 300만~400만원의 현금을 만들 수 있다면 노후 빈곤이나 파산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