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시험 준비생을 뜻하는 ‘공시족’은 평소에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경제활동인구에서 실업자 비중을 구하는 실업률 계산에서 아예 빠진다. 실업자의 정의가 ‘일할 의사가 있고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한 사람’인데, 공시족은 응시원서를 내지 않으면 구직활동을 안 한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응시원서를 내면 구직 활동을 한 것으로 보고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로 잡힌다. 올해는 지방직 공무원 접수기간이 4월이어서 이들이 대거 실업자에 포함돼 실업률이 올라간 것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 관련 시험을 준비 중인 청년층(만 15~29세) 105만7000명 중 38.8%인 41만 명이 공시족이었다. 민간기업 시험 준비생 29만7000명보다 11만 명 이상 많았다. 2012년에 비해 민간기업 시험 준비생은 16% 증가한 반면 공시족은 41% 늘었다. 현 정부가 공무원 수를 2022년까지 총 17만4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한 게 공시족을 증가시킨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실업률이 올라간 것을 온전히 공시족 탓으로 돌리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공무원시험과 큰 연관이 없는 50대와 60대 이상 실업자 수도 1년 전에 비해 각각 2만3000명, 1만9000명 증가했기 때문이다. 질좋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과 금융·보험업 취업자가 각각 5만2000명, 4만6000명 감소한 것 등을 감안하면 고용상황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점이 실업률 상승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